트럼프는 기후 변화의 사실 유무에 대해 근본적으로 불신을 하고, 바이든은 최근 2조 달러에 육박하는 환경 공약을 발표한 만큼, 기후 변화 대처에 관해 두 대선 후보는 극히 반대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는 캠페인 공약에 기후 변화와 관련한 의제가 전무하다. 바이든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환경 정책의 핵심이다. 앞서 똑똑에서는 각 후보들의 상반되는 환경 정책에 대해 정리를 했었다.
그러나, 환경 정책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에너지 정책에 한해서 바이든과 트럼프는 서로 동의하는 바가 몇가지 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turing; Fracking), 원자력, 그리고 석탄과 석유를 비롯한 화석 연료에 관한 후보들의 입장이다. 수압파쇄법이 무엇인지, 원자력 발전소는 왜 논란이 되는지 알아보자.
고압의 액체를 이용하여 광석을 파쇄하는 채광 방법이다. 일단 시추공을 따라 드릴로 지층을 파내려가는 것은 종래의 방식과 동일하나, 광물 사이에 자잘하게 고정된 석유를 용이하게 채취하기 위해, 드릴에 뚫린 구멍으로 모래+물+화학용품의 혼합물을 강한 압력으로 분사하여 광물의 구조를 부수게 된다. 이렇게 수압으로 파쇄된 광물 사이로 천연가스와 석유가 잘 흐를 수 있게 만들어 세어 나오는 연료를 채취하는 것이다.
광석을 파쇄하는 액체에는 석유 채취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첨가제를 섞었는데, 유독한 첨가제의 특성상 채굴 후 폐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및 지반의 침식으로 인한 지반 침하 우려가 있다. 그러나 현대식 수압파쇄법은 근래에 개발된 방식이며, 깊은 지층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확하게 연구하기 어려워 어떻게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상세하게 알진 못한다.
프랑스, 독일, 불가리아, 아일랜드, 튀니지, 네덜란드 등의 국가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수압패쇄법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원자력은 탄소 배출이 매우 적다는 점, 풍력 및 태양력과 다르게 꾸준히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상대적으로 매우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뚜렷하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그리고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이유에서든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된다면 장기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태의 공식적 인명 피해는 54명이지만, 국제 원자력 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가 추정한 사망 숫자는 길게 봐서 4000명에 육박한다. 최근 후쿠시마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원전 사태는 아직까지도 그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우며, 원자로 폐로와 각종 손해배상, 오염제거 등에 무려 20조엔(약 205조 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
즉, 만약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매우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전력 생산 방법이지만, 사고가 난다면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사고가 날 확률은 극히 적고, 생산되는 전력량에 비해 인명피해가 나는 수준을 봐도 대안 기술에 비해 현저히 낮다.
독일의 경우에는 원자력의 이러한 잠재된 위험성으로 인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면적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다. 그리고 이웃나라 프랑스는 그와 반대로 (현재까지는) 원자력 발전소를 전면 가동하고 있다. 그 결과, 프랑스의 가정당 전기 요금은 독일의 60% 수준이고, 탄소 배출량도 절반 가량이다. 그러나 역시 위험성의 우려 때문에 프랑스도 원자력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연료에 대한 접근: 수압파쇄법은 다른 추출 방법은 어려웠던 깊이에 도달 할 수 있으며, 이는 천연 가스 및 석유 매장지에 더 많이 접근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화석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불과 몇 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이전에 많은 과학자들이 생각했기 때문에 이것은 에너지 공급에 숨통을 틔운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에서 연료를 채취할 수 있는 길이 하나 더 열렸기 때문에 자원 독립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면에서 상당한 경제적·정치적 이득이다.
석탄보다는 친환경적: 석탄이 아닌 천연 가스를 태우면 공기 중에 유해한 입자를 적게 생성하기 때문에 "명백히 광범위한 공중 보건 혜택을 창출한다"는 주장이다. 환경 오염의 우려에 관해서는,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폐수를 처리하는 기업의 잘못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경제적 이점: 수압파쇄법으로 추가적으로 공급된 석유와 천연가스는 전세계적으로 연료의 가격을 낮췄고, 이 기술로 인해 새로 생겨난 일자리도 적지 않다고 한다.
물 낭비: 수압파쇄법으로 구멍 하나에 쓰이는 담수는 평균적으로 1900만 리터에 이르며, 이는 올림픽 규모의 수영장 7개를 채우고도 남는 양이다.
지반 침하와 지진의 위험: 파쇄에 사용된 폐수 처리가 지진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가 여럿 존재한다. 수압파쇄법에 사용된 액체는 일반적으로 깊은 지하에 있는 폐기 우물에 주입하여 폐기되는데, 이 때문에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지진의 숫자와 강도 모두 증가했다고 한다.
환경 오염: 미국에서 수압파쇄법이 사용된 지역의 지하수에서 높은 수준의 발암 물질인 벤젠이 발견되었고, 폐수 처리된 액체가 온전히 보관되지 않고 지하수와 섞여 식수가 중금속과 방사능으로 오염 될 수 있다.
친환경: 화석 연료와 달리 원자력은 메탄 및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원자력의 평균 에너지 생산량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태양광 및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와 비교해서도 적은 수준이다.
꾸준함: 원자력 발전소는 1년 내내 중단없이 가동 할 수 있으며 유지 보수 없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효율성: 원자력 발전소는 화석 연료 발전소보다 운영 비용이 저렴하다. 방사성 연료 관리 및 원자력 발전소 폐기와 같은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석탄 발전소와 가스 복합 발전소에 비해 33~20%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생산되는 에너지의 양도 화석 연료 발전소의 2배,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의 3~4배 수준으로 우수하다.
안전성: 배경 설명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원자력은 실제로 다른 에너지 생산 방법에 비해 월등히 안전하다. 실제로 사고가 난 경우는 극히 드물며, 생산되는 전력량 대비 인명피해는 화석 연료는 물론이고 신재생 에너지 보다도 낮다.
위험성: 두말 할 것 없이, 원전 사고가 난다면 그 피해는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할 가능성이 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원자력 발전소는 모든 안전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하면서, 피해 지역의 주민들의 삶을 파괴했다. 특히 후쿠시마 같은 경우에는 지진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서, 피치 못할 자연 재해나 테러리즘으로 인한 사고는 방지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낳았다.
방사능 유출의 위험은 직접적인 인명 피해를 넘어서 환경 오염, 생태계 파괴, 그리고 세대를 넘어선 장기적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크다.
핵 폐기물: 원자력의 부작용 중 하나는 생산하는 핵 폐기물의 양이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34,000m3의 핵 폐기물이 발생하며, 이 폐기물은 분해되는데 수백년이 걸린다.현재로서는 폐기물을 보관하는 유일한 방법은 콘크리트로 덮어서 땅에 묻는 것인데,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직 없으며 심지어 미국의 핵 폐기물 '관' 중 하나에 균열이 발생하여 방사성 물질이 방출 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와 트럭 뿐만 아니라 석유 및 가스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 가스에 대한 제한을 약화했다. 그리고 석유 및 천연 가스 시추가 제한된 야생 동물 보호 구역을 개방하고, 죽어가는 화석 연료 산업을 살리기 위해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오염 규제를 완화했다. 그의 환경 정책에서도 볼 수 있듯이, 트럼프는 화석 연료 산업에 도움이 되기 위하여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바이든은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캠페인의 중심에 두고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2조 달러에 달하는 녹색 일자리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4년에 걸쳐 지출될 자금은 500,000 개의 전기 자동차 충전소 증축, 그리고 풍력, 태양력 및 신재생 에너지의 비율을 크게 늘리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한다. 그의 계획은 2035년까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2050년까지 미국을 온실 가스를 아예 배출하지 않는 국가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