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이란?
가난하고 소외된 생산자들을 위한 공평하고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불평등한 세계 무역과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다. 쉽게 말해 가난한 나라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가격보다 높은 임금 그리고 이해할만한 근무 환경을 제공해 '공정한' 대우를 해주는 무역을 말한다.
세계공정무역기구에 따르면 공정무역의 원칙은
등 크게 5가지다.
공정무역기구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약 1700만 유로(한화 약 231억원)의 공정무역 매출을 냈고, 2017년에는 3000만유로(약 407억원)으로 상승했다. 오랫동안 공정무역을 해온 영국(약 20억유로), 독일(약 13억유로), 미국(약 10억유로)보다는 매출규모가 낮지만,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공정무역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논리
자유무역에서 농산물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고도화된 공산품을 만드는 기술이 없는 개발도상국은 노동친화적인 산업이 무역의 주요 기반이다.
일례로 커피와 과일과 같은 농산물은 따뜻한 기후만 있다면 생산할 수 있는데, 이에 따뜻한 기후의 나라들은 기술이 필요한 공산품보단 커피와 과일 생산에 초점을 맞춘다.
각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품질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 물건을 더 많이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 이에 따라 국제 무역에서 이들이 만든 농산물은 매우 낮은 가격에 팔린다.
물건을 팔기 위해 가격을 낮춘 과일을 팔아서 받는 수익금, 즉 자유무역 형태로 얻는 수익금은 개발도상국의 노동자가 기본적인 삶을 살기에 충분치 않다.
여기서 농산물 수입국 국민에게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가격이 저렴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게 당연한 행동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내가 소비하는 농산물로 인해 농민에게 피해가 간다면, 엄연히 이는 소비하는 소비자의 책임이다. 내 소비로 인해 비인간적인 삶을 살고 굶주리고 심지어 아이들의 교육 기회조차 빼앗을 수 있다. 싼 가격의 농산물을 위해 우리의 양심을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최소 가격을 보장해주는 공정무역은 바람직하다.
예시
유기농 인증을 별도로 받은 커피는 공정무역 커피 가격의 50%에 해당하는 프리미엄을 추가로 받는다.
출처
조선일보
논리
첫째, 공정무역은 일부 노동자의 기본적 삶만 보장해 줄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을 공정무역으로 거래할 수는 없다. 선진국에서 선호하는 기호식품, 즉 커피와 설탕 등 일부 농산물만 공정무역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공정무역으로 농산물 시장이 큰 혜택을 받는다면 개발도상국은 농업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다른 산업으로 이동할 유인이 사라진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의 이동은 국가가 발전하는 데 필수적이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도로, 전기 등의 기반 산업은 국민에게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공정무역은 일부에게만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피해를 줄 수 있다.
둘째, 많은 개발도상국의 농민이 공정무역에 포함되는 농산물을 생산하려 할 테다. 이는 특정 농산물의 과도한 생산으로 이어진다. 수요보다 생산이 많은 농산물은 공정무역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소비되지 않는다. 아무리 높은 가격을 준다 해도 팔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오히려 당장의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셋째, 공정무역에 포함된 농산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대로 식량 생산이 줄어든다. 개발도상국이 가진 토지와 인력은 한계가 있다. 공정무역으로 거래되는 농산물에 토지와 인력이 사용된다면, 다른 필수 농작물의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개발도상국은 식량을 수입할 여력이 없어 자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의지한다. 공정무역으로 인해 자국의 식량 생산이 줄어들면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식량 가격이 상승한다. 결과적으로 높아진 가격은 개발도상국 국민의 삶을 힘들게 만든다.
출처
The Guardian
논리
많은 국가에는 아동 노동에 대한 규제가 없어 어린이들이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아동 노동은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비인간적인 행위일 뿐만 아니라, 교육 기회를 제한해 국가의 미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아동 노동을 일괄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없다. 우리의 기준에서 아동 노동은 정말 나쁘지만 국가 상황에 따라 시각이 다를 수 있다. 아동 노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일부 가족에게는 매우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 노동을 통해 가족이 먹을 식량을 살 수도 있고, 5명의 아이들 중 4명이 일해서 얻는 수익금으로 1명의 아이를 학교에 보내 미래에 성공을 도모하는 식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아동 노동을 막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다. 공정무역은 아동 노동을 막을 뿐만 아니라 보통 농산물보다 높은 수익금을 준다. 공정무역에 참여하는 가정은 아동의 안전과 권리를 지킬 수 있고 그에 걸맞는 수익도 올릴 수 있다. 넓게는 교육 기회까지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교육 받은 노동자의 수를 늘려 개발도상국의 장기적 발전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예시
여전히 220만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노동에 혹사당하고 있다.
출처
YTN
논리
아동 노동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권리는 지켜져야 마땅하다. 아이들은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고 교육 받을 권리도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이는 선진국의 국민이 세운 기준이다. 개발도상국과는 거리가 멀다. 아동이 노동을 할지 말지는 그 상황에 놓여있는 가족들이 판단해야지 선진국의 시각에서 정할 일이 아니다. 공부와 안전은 매우 중요한 권리지만, 아동 노동 없이는 기본적인 삶을 유지할 수 없다면, 공부와 안전은 부차적인 권리가 될 것이다.
아동 노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몇몇 다국적 기업만 아동 노동을 금지한다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첫째 아동들은 지역사회 기업에 취업하게 된다. 다국적 기업은 명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아동 노동을 허용하더라도 기본적인 선을 지키게 된다. 예전 나이키와 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의 명성은 회사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면 지역사회 기업 혹은 농업에 종사하게 되면 아동들은 더 불행한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둘째 공정무역에 참여하는 기업들만 아동 노동을 금지한다면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은 낮아진다. 적은 수의 아동만 학교를 간다고 하면 개발도상국의 정부는 교육을 제공할 유인이 없어서다.
따라서 공정무역으로 인한 아동 노동의 금지는 바람직하지 않다.
나이키, 갭, 월마트등 다국적 기업들이 아동 노동 혹은 아동 착취가 밝혀진 후 국제 사회의 요구에 맞게 더 나은 대우를 제공했다.
조선일보
논리
공정무역은 여러 가지 프리미엄 마크를 부착해 믿을 수 있고 고품질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는 시장 가격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낮은 농산품을 파는데 주력하고 있어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이 폭이 좁다. 질이 조금 떨어져도 가격이 낮은 물건이 제일 많은 소비자에게 판매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무역은 '공정무역 프리미엄', '유기농 프리미엄', '여성 프리미엄' 등의 고품질 상품군이 있다.
농약에 민감한 소비자는 유기농 프리미엄이 붙은 상품을 사면 되고, 여성의 권리 신장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는 여성 프리미엄이 있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기준에 부합하는 상품을 만든 농부들은 더욱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공정무역은 무역만 하는 것이 아니라 캠페인과 같은 사회운동도 병행한다. 수요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공정무역 물품을 판매할 인센티브가 있다. 이는 계속해서 공정무역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고 더 많은 농가가 혜택을 볼 것이다.
예시
공정무역은 공정무역 프리미엄, 유기농 프리미엄, 여성 프리미엄 등 사회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한 물건에는 높은 가격을 책정한다.
출처
논리
공정무역 물품을 사는 소비자는 자유무역 상품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만약 많은 회사가 자유무역 제품을 덜 판매하고 공정무역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한다면, 선진국에 사는 소비자들은 더 많은 돈을 주고 상품을 사야 한다.
물론 개발도상국에 사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선진국에 사는 노동자도 보호해야 한다.
선진국 노동자도 한편에서는 소비자다. 이들도 오르는 물가에 쪼들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만일 공정무역이 계속해서 확장된다면, 높은 가격에 물건을 사야 하므로 선진국에 사는 노동자도 피해를 보게 된다.
또한 남을 도와야 한다는 도덕적 신념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우리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의무는 있지만 남을 도와야 하는 의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공정무역 물품 소비가 도덕적이기만 하다는 생각이 확산되면, 자유무역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자유는 줄어들고 강제할 수 없는 도덕적 가치를 강요하는 꼴이 된다.
선진국에 사는 노동자가 반드시 타국의 노동자를 도울 의무는 없다. 따라서 공정 무역은 선진국의 노동자에게 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