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 제도란 보편적 복지의 일종으로, 국민에게 무조건적으로 일정량의 현금, 혹은 현금에 준하는 재화를 제공하는 복지제도이다.
일반적으로 재화를 직접 제공하는 복지제도가 경제적 약자들을 선별한 후 차등 지급하는 선별적 복지라는 점을 고려했을때 꽤 새로운 발상이다. 또, 서비스 형태가 아닌 재화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보편적 복지에 비해 개인의 자유를 더욱 더 존중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한편으로 세금을 통해 무책임한 소비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모두에게 재화를 제공하면 국민의 노동의욕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국가가 가난한 국민에게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정부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우선 ‘가난한 국민’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가난하고 가난하지 않은 사람을 나누는 보편적 기준이 필요하다. 이런 기준을 아무리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제공한다고 해도 결국 근소한 차이로 미달이 되는 대상에게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정부가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달에 100만 원 이하의 수입을 얻는 사람”을 취약계층으로 정의를 내렸다고 가정 해보자.
4인 가족 기준으로 중 한 달에 100만 원 이하를 벌고 있다면 국가에서 “취약계층”으로 지정하고 지원을 제공하겠지만 4인 가족인데 한 달에 101만 원을 받는 가족은 ‘취약계층’으로 지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 이런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 실질적으로 한 달 수입에 만원 차이일 뿐 둘 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가족이지만, 국가 정책을 위해 선별적으로 정책 대상이 되는 이들을 지정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4인 가족 기준 한 달에 150만 원 이하를 받는 사람으로 상향 조정해도 근본적으로 문제는 똑같다. 151만 원을 받는 이들은 결국 정부의 혜택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선별적 복지 제도는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을 위한 대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호한 경계선에 위치한 대상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편적 복지의 가장 큰 문제는 말 그대로 ‘보편성’에 있다. 이를 반대하는 입장은 왜 돈이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도 돈을 주려고 하는 것이냐? 에서 비롯된다. 저소득층에게 지불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계층에 소득을 지불하는 정책은 비용 낭비를 넘어 효과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복지에 찬성하는 이들도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해선 선뜻 찬성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같은 세금이라면 더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방책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편적기본소득은 결국 사회 취약계층과 중산층간의 갈등을 야기 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재원은 제한적이며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공정하다. 보편적기본소득은 길바닥에 내 앉은 거지에게도, 돈이 많은 부자에게도 같은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자원 사용에 비 효율성이 생긴다. 부자에게 한달에 50만원을 준다 한들 이 사람에겐 이 돈이 크게 영향을 주지 않지만, 가난한 사람에게 50만원의 가치는 삶의 질을 크게 바꿔놓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보편성을 강조해 모두에게 지급하는 정책보다는 정부가 선별해서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 되는 복지정책이 필요하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한정해서 지원을 제공할 경우 걷어야 하는 총 세금의 양도 줄어든다. 전 국민의 하위 50%에게 지원을 줘야 하는 경우, 기본소득을 위해 국가에서 걷어야 하는 세금도 50% 줄어든다. 딱히 지원을 받거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없는 상위 계층에게 돈을 주기 위해 두 배의 세금을 걷는 행위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보편적기본소득의 문제는 가난한 사람이 아닌 대상에게 억지로 혜택을 돌리려 하다 보니 불필요한 문제만 생긴다
선별적 복지는 일할 기회가 있어도 수혜자를 지금 위치에 머물게 하는 딜레마가 있다.
구조적인 문제로 현 제도는 수혜자에게 노동 의욕을 저하시키고 이는 보편적 복지로 해결 할 수 있다.
복지 수혜자가 갑자기 취직을 통해 임금을 받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가정 해보자. 기존에 받은 복지의 혜택이 현 임금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경우 굳이 일을 하려고 하는 이들은 줄어 들것이다. 임금을 받기 때문에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전에 지원받던 비용을 직접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고정적인 임금 확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가난해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취직을 해 임금이 발생하면 더 이상 지원금 받을 수 있는 선별 대상이 아니게 되어 임금의 상승이 도리어 삶의 질의 저하를 가져온다.
취약계층의 경우 이런 이유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원받는 선별 대상으로 남기 위해 더 취직과 노동을 멀리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급여의 형태가 국가 지원금과 많은 차이가 나지 않을 경우 복지 선별 대상으로 남아 있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이런 이들의 노동 의욕과 삶을 발전시키려는 취지에 상반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선별적 복지는 빈곤한 상태에 머물러 있어야만, “실패해야만(as far as they fail)” 돈을 주는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 발전에 악영향을 준다고 미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소웰(Thomas Sowell)이 밝힌 바 있다. (동영상 원본 링크)
이런 부작용은 보편적 복지에는 없다. 국가에게 기본금을 조건 없이 받고도 자신이 노동한 임금 또한 온전히 보존하기 때문에 노동 의욕도 올라가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상황을 낫게 해주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진다.
한 달에 100만 원을 받으면 국가에게 가난한 사람으로 인정받아 지원을 받는데, 101만 원을 받는 순간 선별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지원을 받지 않게 된다. 이 과정에서, 100만 원을 받던 사람이 조금 더 나은 일자리를 얻게 되어 한 달에 12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국가에서 받는 지원의 금전적 가치가 50만 원보다 높다면 이 기회를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해보자, 임금은 100만 원에서 120만 원이 되어 20만 원이 늘었지만, 국가에서 직. 간접적으로 받는 지원의 금전적 가치(주거보조, 난방보조, 지원금, 기타 등등)가 20만 원보다 높다면 어떻겠습니까?
임금은 올라갔지만 삶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에는 국가에서 지원 받은 서비스도 이제는 직접 지불해야 해서 비용이 늘어난다. 결국 임금이 올라가는 과정에서 더 가난 해지는 모순이 일어난다.
이런 부작용은 보편적 복지에는 없다. 국가에게 기본금을 조건 없이 받고 자신이 노동한 임금 또한 온전히 보존되기 때문에 노동 의욕도 올라가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상황을 좋게 해주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진다.
보편적기본소득은 현금을 통해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정책이다. 이는 수혜자의 선택이 합리성을 기반으로 내려진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단기 현금의 사용 목적 및 용도가 진정으로 수혜자 및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형태로 현금을 지급하면 의도와는 다르게 낭비 또는 남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특히 이러한 판단을 내리는 저소득층의 삶을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취약계층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충족 시켜야 하는 요소가 있다. 예를 들어,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선 좋은 교육, 건강한 삶은 필수적이다. 건강한 삶은 노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또한 교육은 본인의 가치를 더욱 높이며 더 좋은 직업을 기반으로 큰 소득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교육이나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장기적인 반면, 담배나 술, 여가 활동의 경우는 단기적인 쾌감을 줄 수 있지만 복지의 본 목적을 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하이퍼볼릭 할인율(Hyperbolic discount theory)를 살펴보자.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은 미래보다는 현재의 이득을 더 크게 생각하고 선택을 이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취약 계층에게 바로 쓸 수 있는 현금을 제공하면 장기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곳에 투자 하기 보다는 단기적인 곳에 현금을 쓰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현금의 형태가 아니라 기존 선별적 복지의 형태로 제공을 할 경우에는 궁극적인 복지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더욱 효과적이다. 브라질의 볼사 패밀리아(Bolsa Familia) 프로그램 처럼 특정한 조건을 달성한 저소득층에게 지급을 제공한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세금을 올리기 보다는 기존 선별적 복지 지출을 보편적 복지의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지출은 줄이고 기본소득의 형태로 지급을 하면 재원 마련 효과적으로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 사회학자 찰스 머레이(Charles Murray)는 지금 당장 선별적 복지를 통해 들어가는 비용에 쓰이는 세수를 보편적기본소득 재원으로 돌리는 방향으로 재원의 상당량을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편적기본소득을 제공한다면, 지금 이미 제공되고 있는 이전 비용(Transfer Payment) 중 육아 지원 비용, 기초수급대상자지원비용, 한부모가정지원비용 등이 보편적 기본소득에 통합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정부에서 제공하는 건강 보험 등, 여러 종류의 다른 복지 제도도 보편적 기본소득에 포함되기 때문에 보편적 기본소득을 제외한 부분에 정부 지출도 줄어들게 된다. 즉, 이중 지출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미 걷고 있는 세금에서 충당이 상당부분 가능하단 이야기다
빌게이츠의 경우, 미래에 자동화가 보편화 된다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기계들에 기계세, 혹은 “로봇세(Robot Tax)”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인간 노동자를 자르고 로봇을 쓰는 기업은 그 로봇 한대당 일정량의 추가 로봇세를 걷도록 하는 걸 제안한 것이다. 이를 통해 4차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복지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그 일자리를 대체한 기계에게 일정량의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세원을 늘리는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기사원문 링크)
경기일보 – [학생 칼럼]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화두 ‘로봇세’ 찬반 논쟁
보편적 기본소득은 시민들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공하는 정책으로 현행 복지제도 보다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생각보다 비싸다. 미국 씽크탱크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 사람당 $1000를 제공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하기위해서는 $4,000,000,000,000가 필요하다고 한다. 4조 달러는 미국의 2018년 연방정부의 1년 예산이랑 맞먹는 돈이다. 보편적기본소득을 하더라도 기타 국가에서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가 많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보편적 기본소득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정부 예산의 거의 2배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밝혔다.
한국정부의 2018년 1년 예산은 432조 7천억원이고, 국가채무는 700조 5천억원이다. 현 상황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을 위하여 지출을 늘린다면 부채비율은 더 늘어나게 된다. 국가채무의 증가는 천문학적인 이자비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 모든 시민에게 건강보험을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대략 3조달러가 필요하다. 이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과 비슷한 비용이다. 2018년 미국정부가 지불한 이자는 3백억달러정도 된다. 3백억 달러는 미국 전체 교육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서울시의 경우, 모든 서울 시민에게 조건 없이 소득을 지급하는 완전형 기본소득은 개인당 월 20만원 가량을 제공할 시 연 24조 원, 개인당 월 82만원을 제공할 시 101조 원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이는 2017년 서울시 복지예산 8조 7,735억원과 비교했을 시 최소 2.79배에서 최대 11.5배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만큼의 예산을 모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지만 이만큼의 예산을 모을 명분 역시 부족한 상황입니다.
기획재정부 재정정보공개 시스템 ‘열린재정’ http://www.openfiscaldata.go.kr
Why universal basic income is a bad idea, project-syndicate, 2019년 6월 7일,
Would ‘medicare for all’ save billions or cost billions?, newyork times, 2019년 10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