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어른의 대화는 어떻게 할까?

<어른의 문답법> 실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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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2021
박중현
에디터
에디터의 노트

지난 1편에서는 논리학, 응용인식론, 심리학 등 여러 기법을 통해 똑똑한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담은 <어른의 문답법>의 주요 메시지와 방법론을 살펴봤습니다. <어른의 문답법>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회차는 '실전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면 생산성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Situation🎈#1

중심 화제가 존재하는 대화에서 겉돌지 않기 위한 기본은?

Guidance🚩

얼핏 내용 때문에 벌어지는 듯한 논쟁도 실은 용어 정의가 합의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주제나 내용에 관해 의견이 같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용어의 의미 때문에 벌어지는 논쟁이기에 굉장히 비생산적이다. 우선 중심이 되는 용어를 정의하고 그 뜻에 합의하면 의사소통의 혼선을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생산적 논의로 진전하는 데 탄력을 받는다.

Core Message✨

용어의 의미를 확인하고 합의한다.

Key Idea🗝

  • 단어를 다시 정의한다.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거나 그런 인상이 든다면 "말씀하신 A라는 건 어떤 의미에서죠?"와 같이 물음으로 확인한다.
  • 합의한 정의에 따른다. 서로 용어의 정의에 대해 합의했다면 대화 내에 받아들여 진행한다.

Takeaway💡 이를 벗어나거나 다시 개인적 정의를 고집하면 도돌이표가 된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거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차라리 대화를 돌리거나 끝낸다.

Example💬

A: 난 정부가 싫어.

B: 무슨 소리야? 사회 안정을 위한 공공복지나 정책을 수행할 주체로서 꼭 필요한 존잰데.

A: 정부의 필요나 기능을 부정하는 게 아니야. 요즘 부동산 정책을 봐. 규제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너무 일차원적이라 오히려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 같아.

B: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회의를 표한 거구나.

Situation🎈#2

문제 상황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논의를 생산적으로 하는 방법은?

Guidance🚩

어떤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문제의 인식이다. 그러나 문제점을 찾았다고 해서 어느 개인이나 집단을 탓하는 대화는 상황의 개선을 이루기 어렵다. 탓하기는 일방적 단언이기에 매우 협소한 부분만 대변한다. 또한 참여자 간 라포르를 무너뜨리며, 비난받은 자는 더욱 방어적으로 나오게 돼 건설적 논의를 방해한다. 사태 파악과 대책 마련에 도움 되지 않는다.

Core Message✨

탓이나 책임이 아닌 기여 요인을 찾는다.

Key Idea🗝

  • 책임 추궁이 아니라 기여 요인을 찾기 위한 물음을 던진다.
  • "A는 B 때문이다"와 같이 인과관계를 단언해 표현하지 않는다. 논의를 축소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표현이다. 어떤 하나가 유일한 원인인 경우도 드물다.
  • "너도 마찬가지"라는 식으로 받아치지 않는다. 문제 해결은 뒷전이 되고 탓하기로 돌아간다.

Takeaway💡 도저히 탓하지 않을 수 없다면, 상대방에게 청해 듣는다.

Example💬

A 정당: 국민적 요청에도 불구하고 Y법안이 n년째 계류하고 있는 상황에 기여하고 있는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B 정당: 그거야 A당에서 맨날 죽기살기로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아무래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얽혀 있는 점이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A 정당: 그거야 B당도 마찬가지...가 아니라 그럼 대립되는 각 이해관계자들의 주장과 입장을 정리해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겠군요.

B 정당: 그렇습니다. 관련해서 공유 드린 저희 자료에 대해 A당의 의견을 아직 듣지 못했는데 청해 들을 수 있을까요?

Situation🎈#3

프레임을 바꾸면 대화가 달라진다.

Guidance🚩

누구의 생각이나 태도, 입장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대화의 프레임에 변환을 주는 것만으로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게 더욱 어필할 만한 표현으로 바꿀 수 있는 경우다.

Core Message✨

대화 상황을 개개의 입장이 아닌 협력적 관계로 바라보게 하거나, 화제나 표현을 공통점 중심으로 바꾸는 게 포인트다.

Key Idea🗝

  • 협력적 표현을 쓴다. 대화 상황에 있어 '우리'로 표현하면 '나' 또는 '너'의 경우보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
  • 중립적 표현을 쓴다. 사람보다 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을 가리켜 얘기한다. "네 말은"이라고 하기보다 "○○에 대한 그 생각은"으로 지칭한다.
  • 공통점을 중심 삼아 논쟁이 아닌 대화가 되도록 질문한다.

Takeaway💡 무슨 말을 해야 상대방이 "맞아"라고 반응할지 생각해보자.

Example💬 ①

A: 유감이지만 이 조건이 아니라면 그 프로젝트를 받아들일 수 없어요.

B: 우린 이 프로젝트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 알잖아요. 그러지 마시고 제가 윗선을 설득할 만한 대안을 좀 알려주세요.

Example💬 ②

A: 내가 애 학교 일 처리하고 올게.

B: 그 표현은 좋지 못한 것 같아. 학부모 참관이 무슨 공과금 납부도 아니고.

A: 그렇네. 이번에는 내가 우리 딸의 학교생활을 곁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도 될까?

Situation🎈#4

잘 들어주는 방법은?

Guidance🚩

살다 보면 누구나 고민이나 감정을 털어놔야 할 때가 있다. 특히 친구나 연인, 가족 같은 가까운 사이에선 이러한 감정 토로에 대해 청자의 입장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이 대화의 목적은 상대방의 시원한 속풀이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압박해 '퇴로'를 막는 일은 금물이다.

Core Message✨

원하는 만큼 감정을 분출하도록 인내심을 갖고 잘 들어준다.

Key Idea🗝

  • 듣고 또 듣는다. 해소하지 못한 감정의 티끌 하나 남지 않도록 얘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호응한다. 물음을 통해 문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효과적이다.
  • 공감하는 표현으로 감정을 인정해준다. 상대방의 말끝을 반복해도 좋다.
  • 대화를 마친다.

Takeaway💡 대화의 목적은 상대의 감정 해소에 있다. 달성됐다면 설교를 덧붙이지 말고 깔끔히 끝낸다. 아니면 도움을 제안한다.

Example💬

A: C 대리가 오늘도 지 할 일을 나한테 떠넘겼어.

B: 또? 더 얘기해줘.

A: 이달 말까지 자료결산 내역 뽑고 있잖아. 정리하려고 받아봤더니 C 대리 파트가 또 개판이네. 며칠째 야근이람.

B: 정말 너 요새 제때 퇴근하는 걸 못 봤네. C 대리는 매사 그런 식이야?

A: 아니 평소엔 일 처리 괜찮은데 결산 시즌만 되면 똥을 싸.

B: 휴, 간헐적 똥쟁이구나. 내가 뭐 도울 일 없을까?

참고한 자료

똑똑 Clipping📌

똑똑한 서재만의 보너스! 혹시 어쩜 이리 핵심만 짚었는지 중요 부분에 쏙쏙 밑줄이 그어진 헌책을 만나본 경험 있으신가요? 애서가라면 눈이 뒤집히는 횡재인데요. 똑똑한 서재에선 따로 떼어 읽어도 좋을 핵심 클리핑을 메모와 함께 전해 드립니다. 똑똑이 그어드린 밑줄을 통해 도서 이해 및 구매에 참고해보세요.

102~103P.

대화 외적으로 대화를 망치는 다섯 가지 태도

상대방의 견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하기
상대방의 주장을 듣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현
상대방의 발언을 최대한 인색하게 해석하기
상대방이 질문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때 머리가 나쁘다고 공격하기
믿음의 이유보다 믿음 자체에 주목하기(즉, 인식 원리보다 결론에 주목하기. 예를 들면 "사형제도가 정당하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는 뭐가 있을까?"라고 묻는 대신 "사형은 정당한 처벌이니 살인과 달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업무 공간을 위축시키는 잘못된 대화 습관 세 가지

실수하거나 도움·정보·의견을 청하는 사람을 나무라기
타인을 '무지하다, 무능하다, 부정적이다, 말썽꾼이다'라고 간주하기
자신의 취약점을 인정하지 않기

281~282P. 업무 환경과 심리적 안전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에서는 실수하더라도 남들에게서 질책을 받거나 평가가 깎이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다. 또한 도움·정보·의견을 청한다고 해서 남들에게 질책을 받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다. 그런 믿음이 있으면 앞에 말한 여러 위험을 감수할 자신감이 생겨 그에 따른 학습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 리더는 심리적 안전을 촉진하는 행동으로 학습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독재적 행동,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태도, 취약점을 인정하지 않는 자세는 팀원들이 학습 행위로 인한 대인관계적 위험 감수를 꺼리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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