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직에서의 인력 관리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최근 한 채용 플랫폼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직’이 직장인이 꼽은 새해 계획 4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이젠 단순히 급여 등 처우 개선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약속만으로는 빠져나가는 구성원들을 잡기 어려워졌습니다. 조직 차원에서는 인력 유출 없이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리더 개인으로서는 한층 성숙한 관리자로 성장하기 위해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이번 똑똑한 서재에서 함께 읽어볼 책은 베로니카 후케의 <공정한 리더>입니다.
구성원들이 자꾸 떠나는 조직의 관리자, 또는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 조직을 만들고 싶은 관리자 및 인사 담당자.
저자 베로니카 후케는 20년간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략가, 브랜드 매니지먼트 전문가로 일하며 조직을 ‘합리적인 곳’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기여해왔다. 그는 세계화와 인구 변화, 새로운 업무 방식,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영향력, 디지털과 소셜미디어의 확장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신뢰받는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공정’을 제시한다.
저자가 나고 자란 독일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도 ‘공정’이 화두다. 케임브리지 사전은 ‘공정함’을 ‘사람들을 공평하게 또는 올바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공정’을 단순히 사전적 정의로만 이해해선 곤란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공정’에는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미와 해석이 덧붙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직에서의 공정을 논한다면, 절대 빠져서는 안 될 키워드가 있다. 바로 ‘성과’다.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업무 분담과 그에 따른 성과 평가 및 보상이 이뤄지는 조직이어야 비로소 ‘공정한 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다.
Takeaway💡 고정관념과 선입관, 무의식적인 편견에 따라 타인의 능력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
조직 내에 다양한 문화 출신의 구성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과 새로운 협력이 필요해졌다. 기존의 소통 방식으로는 오해와 마찰 없이 의사소통, 정보 해석을 해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는 리더가 구성원을 관리하는 것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든다. 결국 리더는 공정한 조직 환경을 조성해 다양한 구성원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때 리더가 구성원을 공정하게 대우할 거라는 신뢰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포괄적 규정은 조직 내 공정성의 기초가 된다.
Takeaway💡 어떤 일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느낌,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은 구성원들이 가진 신뢰의 기반을 흔든다.
Takeaway💡 무엇이 구성원들로 하여금 ‘불공정’하다고 느끼게 만드는지 생각해보자.
<공정한 리더>의 길잡이
저자는 직장에 비춰본 인간의 5가지 욕구(매슬로)를 통해 조직 내에서의 공정을 실현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를 바탕으로 독자를 주제·상황별 ‘공정’ 로드맵으로 안내한다. 이를 충실히 따라간다면 1주일 만에 공정한 리더가 될 준비를 할 수 있다.
직장 내 공정의 스펙트럼
‘일상적인 불공정’ ‘팀워크’ ‘참여하고 승진하기’ ‘원격근무, 디지털, 세계화’ ‘남성과 여성’이라는 5개의 대주제와 각 주제에 딸린 16장의 구성으로 팀이 공정하게 운영되지 않는 이유와 팀을 공정하게 이끌기 위해 검토해야 할 사항들을 상세히 제시한다.
각 장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각 장에 해당하는 상황 및 프로세스에서 구체적으로 공정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언이 정리돼 있다. 특정 상황에서 불공정 이슈가 불거지는 원인과 해당 프로세스를 공정하게 만드는 방법 및 그러한 방법이어야 하는 이유가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책의 마지막 장이 끝나면, 각 장에 사용된 용어들이 따로 정리된 페이지가 펼쳐진다. 이 부분에서 저자가 인용 또는 사용한 용어들과 그 의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구성원이 떠나는 건 회사가 아니라 관리자다’라는 말이 있다. 조직 관리 자체뿐 아니라 조직 내 위계로 인해 발생하는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상적인 불공정 점검도 리더의 책무에 속하는 이유다. “매우 논리정연하군요”와 같이 칭찬하는 듯한 외관을 갖추고 있는 말도 구성원의 성별·인종·문화 등 정체성에 대한 미묘한 공격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미묘한 공격이 대수롭지 않게 발생하는 ‘일상적인 불공정’은 구성원의 소속감과 업무에 대한 즐거움을 앗아간다.
모든 팀원의 동의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때, 이를 업무 효율이 뛰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보단 이런 상황을 경계하고 지양해야 한다. 집단사고는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온전히 펼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집단사고가 큰 힘을 발휘하는 조직이 아닌, 다양한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제시되는 조직이 혁신을 이룰 수 있다. 다양한 관점, 즉 생각의 다양성을 확보했을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다양한 관점의 확보를 위해서는 누구든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모두의 의견이 공정하게 존중되고 배제되지 않을 때 ‘집단사고’가 아닌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될 수 있다. 다양한 관점과 네트워킹을 확대하고 성공적인 협업을 이끌 방법을 생각해보자.
‘공정한 리더가 돼라’는 조언은 단순히 ‘좋은 리더가 돼야 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성공하는 리더가 돼라’는 조언에 가깝다.
‘공정’은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체계적이고 경쟁력 있게 경영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급속한 변화와 불안정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은 리더와 그를 신뢰하는 구성원들이며, 구성원들의 리더에 대한 신뢰는 공정한 사람이라는 평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정함은 리더가 직관이 아닌 체계를 따를 때, 선입관과 편견 없이 다양한 구성원을 포용하고 지원하려고 노력할 때 구현할 수 있다.
이 책은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가치인 ‘공정’을 포괄적이고 모호하게 요구하지 않는다. 조직 생활에서 실제로 적용, 활용할 수 있는 상황·주제별 체크리스트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제시한다. 만약 직원 중 누군가가 자신의 담당 업무에 관한 면담을 요청한다면, 2부 ‘팀워크’ 부분을 펼쳐 공정한 업무 분담과 위임이 이루어졌는지 점검하고 필요 시 개선에 착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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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P. 대부분의 불공평은 미묘하게 드러난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명백한 차별은 당연히 존재한다. 그런 차별은 노골적이라 표정으로 다 드러나고, 차별을 당하는 사람의 격렬한 항의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대부분의 불공평은 다른 양상으로 드러난다. 존중심을 나타내지 않는 등 미묘한 신호를 끝없이 보냄으로써 상대를 불공평하게 대하는 것이다.
61P. 특혜는 자전거를 탈 때 뒤에서 부는 순풍과 비슷하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집단의 구성원은 ‘특혜’를 얻는다. 금수저로 태어난다거나 전용 비행기를 소유한다는 의미의 특혜가 아니다. 개인적인 성과와 상관없이 어떤 상황이나 특정한 문제에서 그들이 다른 사람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65P. 유유상종은 특혜의 존재를 잊게 만든다
우리는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려고 한다. 이는 주변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생각이 같은 사람이 있고, 이로 인해 자신의 관점을 점검하거나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종류의 관계에 대해 런던비즈니스스쿨의 헤르미니아 이바라 교수는 “자기도취적이고 게으르다”라고 설명한다.
95P. 인기 없는 업무는 대개 상대적 약자에게 배정된다
인기 없는 업무는 불공평하게 배정된다. 회의록 작성, 재고 관리, 회의실 예약, 회의 후 정리정돈, 점심 메뉴 주문, 생일 선물 준비 등 ... 이러한 일들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팀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일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매력적인 일도 아닐뿐더러, 승진에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