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지속 가능한 삶’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각종 SNS에서도 일상에서 ‘비건’ 및 ‘제로웨이스트’(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줄이려는 움직임) 실천을 인증하는 챌린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요. 여전히 친환경과 제로웨이스트 자체에 부담감과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상생활 중 큰 부담 없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이번 똑똑한 서재에서 함께 읽어볼 책은 조지나 윌슨 파월의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입니다.
1️⃣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은 있지만 실천이 어려울 것 같아 망설이는 사람
2️⃣ ‘친환경’이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사람
조지나 윌슨 파월은 기자 겸 지속 가능한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잡지의 창립자이자 편집장이다. 그는 잡지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에코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기업 및 자선 단체들에 지속 가능성 문제와 편집 전략에 대해 조언하는 컨설팅을 진행해 왔다.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다양한 일을 하는 전문가인 셈이다. 그는 이 책으로 가장 친환경적인 선택을 도와주는 진짜 제로웨이스트 실천 매뉴얼을 제시하고 에코 라이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우리는 모두 지구를 위해 올바른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우리 삶에서 친환경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저자는 ‘친환경으로 간다는 것’을 ‘작은 변화들을 통해 커다란 사회적 행동의 변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곳곳에 넘치던 플라스틱 빨대들을 이제는 시중 카페에서 쉽게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나,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한 브랜드의 평판이 좋아지는 것은 우리가 일궈낸 ‘친환경으로 가는 것’의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널리 퍼지면서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막연히 미래의 문제로만 느꼈던 환경 문제가 지금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피부로 확인한 탓이다. 이는 즉시 친환경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긍정적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때가 많다. 특히 환경 문제와 같은 거시적 사안에 있어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매일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실천에 옮길 때, 그래서 공감대가 형성될 때 친환경을 지향하는 행동들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심지어 이러한 행동 중에서는 매일 마주하는 물건 또는 습관처럼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더는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는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친환경 딜레마를 140여가지의 장소별, 상황별 질문으로 제시한다. ‘도시락통이나 물통처럼 재사용 가능한 물건들을 사야 할까?’나 ‘요구르트 통을 재활용하기 전에 꼭 씻어야 할까?’ 등 누구나 한 번씩은 고민에 빠져본 적 있는 상황들부터 ‘친환경적인 죽음이란?’과 같이 한층 깊은 질문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다양한 질문들에 가장 친환경적이고 단순한 해결책을 찾아 제시한다.
주방, 욕실, 옷장, 정원 등 일상과 밀접한 장소에서 제로웨이스트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조언들과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상황 및 환경에서 더욱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는 방법들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 장이 끝나면 용어 해설 페이지가 나타난다. 여기서 그린워싱, 탄소 발자국 등 친환경과 환경 이슈를 논할 때 알아두어야 할 용어와 그 의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만약 ‘친환경적인 일상’을 권하는 책이 친환경적이지 않게 제작됐다면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는 친환경적으로 친환경 말하기를 실천한다. 환경에 최대한 영향을 덜 미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재생지와 재생 가능한 식물성 잉크를 사용했으며, 심지어 책의 판형조차 버려지는 종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크기로 디자인했다. 독자로서 이 책이 추구하는 ‘실천하는 친환경’이 더욱 진정성 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친환경적 방법’으로 제작된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권하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에코 라이프와의 심리적 거리는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보다 지속 가능한 삶을 산다는 것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자연적인 해결책으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이제는 당연한 보통의 일상이 돼버린 대형마트나 배달앱이 생기기 전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거주하는 곳 근처에서 생산된 채소 위주의 제철 식단이 최선의(혹은 몇 안 되는) 선택지가 될 것이다. 내가 먹는 음식과 입는 옷의 출처를 확인하고, 어떤 경로를 거쳐 내게 왔는지 생각해보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된 ‘친환경적’ 식습관과 옷장 관리에 대한 솔루션을 얻을 수 있다.
명백히 환경에 해가 되는 일을 앞장서서, 혹은 기꺼이 선택할 사람은 많지 않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더 환경을 위한 일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제품을 구매할 때는 재활용이 가능한지, 자원을 고갈시키지는 않는지 따져 보아야 하고, 채식을 하더라도 그 식품이 지속 불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됐다면 이를 주식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겠다고 새로운 ‘지속 가능한’ 대체품들을 구매하는 것 역시 재고해 봐야 한다. ‘지속 가능한’ 새 텀블러를 구매하는 것보다는 이미 갖고 있는 컵들을 최대한 오래 쓰는 게 더 친환경적이다.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는 일상생활에서 ‘친환경적인 모든 활동(제로웨이스트 포함)’을 실천하기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친환경적인 방법들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거창한 계획이나 투철한 사명감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친환경을 추구하고 변화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꼭 스스로 운동가라는 딱지를 붙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아울러 단순히 돈을 아끼려는 목적이어도 전혀 잘못이 아니라고 격려한다. 구체적인 목적이나 이유가 어떻든, 지구 보호에 도움 된다는 결과는 똑같다는 게 그 이유다.
아울러,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상황·장소별 매뉴얼을 쉽고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여러 대안 중 무엇이 더 친환경적인 선택인지 헷갈릴 때, 그 판단을 도와주는 기준과 근거가 함께 서술돼 있다.
똑똑한 서재만의 보너스! 혹시 어쩜 이리 핵심만 짚었는지 중요 부분에 쏙쏙 밑줄이 그어진 헌책을 만나본 경험 있으신가요? 애서가라면 눈이 뒤집히는 횡재인데요. 똑똑한 서재에선 따로 떼어 읽어도 좋을 핵심 클리핑을 메모와 함께 전해 드립니다. 똑똑이 그어드린 밑줄을 통해 도서 이해 및 구매에 참고해보세요.
24P. ‘제도’가 존재함에 안주하지 말자
‘절약(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이라는 환경 슬로건에서 재활용이 맨 뒤에 나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우리가 배출하는 산더미 같은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은 하나의 도전이다. 그중 얼마나 많은 재활용 쓰레기가 처리되는지는 전적으로 당신이 어디에 사느냐에 달려 있다.
25P. 단순하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재활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할 수 있으려면, 개방성과 제도의 단순화가 필요하다. 독일, 스웨덴,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의 국가들에서는 명확한 설명과 잘 구별된 쓰레기통들 덕분에 효율적인 재활용이 가능하다.
171P. 효율성과 친환경은 병존할 수 있다
이메일에도 탄소 발자국이 있다. ... 세계에서 매년 이메일 발송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도로에 자동차 700만 대가 더 다니는 것에 맞먹는다. ... ‘보내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하라. ‘좋아요, 고마워요.’나 ‘알았어요’처럼 한두 단어만 적은 이메일들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