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발전을 위해 동양 특유의 도덕적 규범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서양의 발달한 과학기술을 받아들이려는 사상
동도서기란 19세기 말 청에 다녀온 조선의 개화파 관료들이 주장했던 사상 중 하나이자 구호에요. 한자 뜻을 해석하자면 '동양의 도리'와 '서양의 과학기술'이 함께 있는 것을 이야기하죠. 동도서기의 핵심은 국방력 강화, 경제 발전을 위해 서양의 근대성을 받아들이되, 전통적인 제도와 사상만은 지켜야 함을 강력하게 내세운 것이었어요. 때문에 당시 중국의 양무운동 구호로도 쓰였던 '중체서용론'이나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이 강조했던 '화혼양재론'과도 닿아있다고 할 수 있어요. 동도서기를 주장했던 개화 사상가들은 근대화 과정에서 동양과 서양이라는 서로 다른 문명을 받아들이고자 했다는 점에서 전통적 입장에서 서양의 것을 완전히 멀리하고자 했던 위정척사파와 대립을 보이기도 했어요. 한편으로는 사회 구조 자체를 바꾸고자 했던 동학 농민 운동과는 달리 보수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기도 했죠. 이후 동도서기론은 고종에 의해 국가 근대화 정책으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게 되어요. 하지만, 국내외 복잡한 정세가 계속되고 결과적으로 적극적인 근대화로 나아가지 못하면서 한계를 뚜렷하게 드러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