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노트
왜 중요한가? 🔥
30대 男 절반 미혼... 여성도 66%만 웨딩마치
- 처음으로 30대 미혼 남성 비율이 50%대를 넘겼다. 여성을 합쳐도 30대의 혼인율은 약 42%에 불과하다. 결혼 적령기 남녀의 미혼 비율이 갈수록 높아진다.
고령화→부양 부담 UP
- 결혼은 가정을 꾸리기 위한 과정. 혼인율이 낮아지면 사회 구성비에 불균형이 생긴다.
- 자녀를 낳지 않아 경제활동 인구가 줄고, 사람의 힘이 원천인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두워진다.
큰 그림
청사진
30대 미혼, 男 50.8%·女 33.6%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30대 이상 미혼인구 비중은 전 조사인 2015년보다 1.5%P 늘어난 14.7%였다. 특히 적령기인 30대 미혼인구 비중은 42.5%로 나타났다. 30대 인구 10명 중 4명이 결혼하지 않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미혼 비율이 더 높다.
30대 男 절반 넘게 총각: 30대 남성의 미혼율은 50.8%로 처음 과반을 넘겼다. 5년 전보다 6.6%P 늘어났다. 같은 나이대 여성 미혼율은 33.6%로 남성보다 낮았지만, 이 또한 5.5%P 늘어난 것이라 남성과 마찬가지로 결혼하지 않거나 못 한 사람이 느는 추세다.
- 전문대 남성·석사 여성 결혼 안 해: 30세 이상 남성은 2·3년제 대학을 나온 경우 미혼율이 27.3%로 가장 높았다. 여성은 대학원 졸업자의 미혼인구 비중이 22.1%로 가장 높았다.
불경기+취업난+결혼 비용='결포'?
어려운 현실에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룬 영향이다. 일자리가 줄고 내집 마련을 비롯한 결혼 비용 부담이 크니 안정적인 결혼 생활은 먼 나라 이야기다.
결혼 막아 세운 바이러스: 코로나19 사태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3502건. 2019년 대비 10.7% 낮아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결혼식 자체를 치르기 힘들었다.
- 동거도 괜찮아: 혼인보다는 '같이 사는' 형태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성가족부의 동거 남녀 대상 설문에서는 시기가 이르거나 집을 장만 못 해 동거한다는 남성 응답이 26.9%였다. 여성은 아직 결혼이 일러 동거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25.6%)을 차지했다.
고령화 가속화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1.3%, 2015년 13.2%, 2020년 16.4%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 고령화 지수: 생산인구 대비 고령인구를 뜻하는 고령화 지수는 23이다. 생산력을 가진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들이 23명이라는 뜻이다. 15년 뒤인 2036년에는 51명, 2060년에는 91명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슈와 임팩트
아이 안 낳고 부양 부담 커져
출산율 저하
결혼을 하지 않으면 출산률 저하는 필연적이다. 반드시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는 건 아니지만 아직 사회 통념상 결혼 후 자녀 출산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출생 통계로는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4였다. 전년 대비 0.08명 감소했다.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결혼하지 않는 풍속이 계속되면 출산율 저하는 더 급격히 빨라진다.
나는 누가 모시나
인구총조사를 보면 고령자들의 생활비는 나이를 더 먹을수록 자녀의 도움이 더 필요했다. 60~64세 5.6%→60~69세 7.1%→70~74세 10.4%→75~79세 15%로 나이와 비례해 자녀에게 의존했다.
추세가 계속되면 결혼하지 않은 이들의 노년 생계에 어려움이 생긴다. 고령화 지수를 대입하면 50년 후에는 한 명의 생산인구가 다른 노인 한 명의 생활비를 부담해야 한다.
- 눈 높아진다: 부양 부담이 커지니 결혼도 부모님을 어떻게 모실지를 저울질하게 된다. 부모의 노후 지원 여부도 결혼의 '스펙'이 되는 셈이다.
집값은 계속 고공행진
서로 다른 가족과 살던 남녀가 보금자리를 합치는 게 결혼. 집을 구하는 것은 필연적인데 올라가는 집값은 계속해서 결혼의 장벽이 된다.
결혼이 여의치 않으니 집을 미리 장만해 배우자감을 찾으려는 사람도 소폭 늘어날 수 있다. 결혼을 하지 않으니 집값이 싸질 수 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아파트 가격이 계속 뛰는 현실서 집은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 부동산 값 상승은 여전히 우상향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희망 소득과 현실의 괴리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의 '미혼인구의 이성교제와 결혼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에 따르면 여성이 배우자에 기대하는 기대 소득이 월 300만원 이상인 비율은 74%였다. 남성은 그보다 낮은 14.7%였다. 역산하면 한 달에 300만원을 벌지 못하는 남성은 결혼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 '나홀로 집에'로 바뀌는 사회 트렌드: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춰 사회가 변화한다. 혼밥 식당이나 소분해 파는 먹거리 마켓 등은 물론, 혼술이나 혼놀이라는 신조어에 걸맞는 트렌드가 더 공고히 자리 잡을 수 있다.
스탯
걱정거리
이해관계자 분석
정부: 우리나라는 '사람'이 재산인 국가다. IT 강국이나 문화 강국도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사람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다. 결혼을 안 하면 출산율도 낮아진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열심히 결혼과 출산 장려 정책을 피고 있지만 효과가 확 나타나진 않아 걱정된다.
남성: 내가 태어났던 30여년 전에는 남자아이가 훨씬 많았다. 장가갈 나이가 되니 결혼은커녕 연애도 쉽지 않네. 근데 우리나라의 미래는? 인구 과밀이 줄어드니 좋게 생각해야 하나.
여성: 아무래도 경력단절이나 육아 등 아직도 여성에게 좀 더 부담을 지우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여성이 마음 놓고 좋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 내 친구는 지난해 쓰기로 한 면사포를 코로나19 때문에 못 썼다. 이래저래 결혼하기 힘든 세상이네.
진실의 방: 팩트 체크
안 하는 걸까 못 하는 걸까
미혼인구는 말 그대로 법적 혼인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럼 '안' 한 것일까 '못' 한 것일까. 결혼이라는 형태를 거부했을 수도 있고, 혼자가 좋을 수도 있다. 아니면 치솟는 집값 같은 현실적 문제 때문에 연애는 하고 있어도 혼인을 미룬 사람도 있을 터.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에 따르면 30대 응답자 10명 중 6명이 '결혼하고 싶은 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갖춰진 상황에서는 남녀 생각이 달랐다. 성공하거나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결혼과 비혼 중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남성 76.8%는 '결혼', 여성 67.4%는 '비혼'을 택했다. 결혼하고 '싶은' 30대는 60%인데 10명 중 4명만 결실을 맺은 게 현실. 나머지 2명의 차이는 경제적 여건에 따른 시각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어릴 적에는...
지금 30대 남성들이 태어났던 1980~90년대에 남아선호사상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미혼율 증가에 영향을 줬다. 1990년의 신생아 성비는 116.5다. 여자가 100명 태어났을 때 남자는 116명 태어났다. 여전히 '남자가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던 시절이었다. 뱃속 아기의 성별도 감별할 수 있게 되면서 임신 중절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현재 미혼율을 사람 숫자로 보면 30대 남성이 30대 여성보다 66만명 많다. 이때의 영향으로 워낙 남자가 많이 태어났으니 짝을 찾지 못한 이들이 많아졌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버블 속 혼자 사는 일본
청년들의 미혼 문제라면 일본도 만만치 않다. 우리보다 먼저 결혼하지 않는 젊은이들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1990년대 이후 장기불황이 이어지니 많은 젊은이가 사랑을 포기했다.
인프라 자체는 우리나라가 참고로 삼을 수도 있다. 다양한 편의점 음식이나 소형 PC룸 같은 1인 전용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으니 가정을 꾸리지 않아도 충분히 삶에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역시 낮은 출산율의 늪에 빠져 1990년대의 영광은 되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