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노트
왜 중요한가? 🔥
여의도+세종 시대 문 열려
-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세우는 법안이 통과됐다.
- 앞으로 5년 후면 국회의원들이 여의도 밖에서도 법을 만들게 된다.
지역 균형 발전
- 입법부의 심장이 하나 더 생기며 지역 발전의 큰 계기가 된다.
- 우리나라만큼 서울에 행정 기능이 집중된 곳도 없다. 청와대 기능을 떼어 옮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행정수도' 완성에 박차가 가해진다.
큰 그림
청사진
세종에도 국회의사당이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이 처음 발의된 지 5년 만이다. 이를 바탕으로 일명 '세종의사당'이 늦어도 2027년에는 문을 연다.
18개 국회 상임위원회 중 세종시에 연관 부처를 둔 11개 상임위를 먼저 세종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원과 관계자 등을 합치면 5000명이 넘는 사람이 여의도에서 세종으로 이사하게 된다.
첫 삽은 3년 뒤: 기본 계획 수립과 설계 시간까지 고려하면 착공 시기는 2024년쯤이다. 땅을 사는 데 필요한 5194억원과 짓는 데 드는 8218억원 등 1조5000억원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단, 분원을 새로 건립하는 거라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선거 '빅이벤트' 영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2년 행정수도 구상 이후 국회를 옮기자는 제안은 2012년 나왔다. 이미 정부 부처의 세종 이사가 결정된 상황서 나온 '입법부' 분할 제안이었다. 여야 모두 공감대는 있었지만 다른 현안에 밀려 속도가 나지 않았다.
충청표 잡아라: 내년 빅이벤트의 영향이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의 '권력 집중' 분산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권 주자들은 충청표를 위해 의사당 이전 공약을 내밀었고, 지방자치 의원들도 힘을 실었다.
정부는 이미 옮긴 지 오래
지금이야 세종시에 있는 게 익숙하지만 원래 정부 청사는 광화문이 원조다. 2012년부터 총 5단계로 나눠 광화문과 서울 곳곳에 있던 부처·행정기관의 세종 이동이 시작됐다.
충청의 작은 지역이었던 세종은 공무원 사회가 옮겨오며 활기를 뗬다. 중앙행정타운이 조성됐고 식당과 편의점, 은행 등 생활 시설이 들어왔다. 도로도 깨끗이 닦였다.
국민들도 환영
곳곳에서 환영 메시지가 나온다. 서울에 집중된 행정 권력을 분산하는 데는 진보와 보수,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이견이 없다. 다른 지역으로 옮겨도 좋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인프라 구성을 볼 때 세종이 적합하다.
"생색만 내선 안 돼": 걱정이 아주 없진 않다. 껍데기만 옮기는 경우다. 행정수도 건립 차원이라면 국회의사당 '본원'이 통째로 내려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슈와 임팩트
지역 발전 활짝
'법치 국가인 우리나라-법을 만드는 것이 입법부-세종으로 입법 권력 분산' 구조가 완성되는 거라 세종의사당은 행정수도 구상의 '정점'이라고까지 불린다. 서울에 집중된 행정 기능이 세종으로 분산되며 수도권 과밀 해소+균형 발전의 토대가 된다.
국회가 과밀 해소 실마리?: 국회가 가진 상징성은 상당하다. 수많은 인프라 이동이 따라오는 건 당연지사. 많아질 사람들을 태우는 도로와 교통수단, 행정 기관, 이를 지원하기 위한 각종 기간시설이 늘어난다. 인프라가 개선되니 서울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생기고, 굳이 지방에서 서울을 찾을 필요성이 줄어 도시 과밀이 해소된다.
집값은요?: 사람이 더 많아지니 살 곳이 필요하다. 의사당 이전은 사실상 메가톤급 호재다. 폭등 우려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논의가 이어져 왔고, 이미 세종 집값에 반영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지난해부터 내려가던 집값이 반등할 거란 기대감 정도는 관측된다.
- 상가는 이미 넘쳐: 한국부동산원의 올 2분기 전국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 세종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0.9%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이 비었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20.1%로 울산(20.9%) 다음이다. 적어도 상가 가격은 급등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의원님들 '나랏일' 어떻게
모두 세종행을 원하지는 않는다. 지역구가 충청인 이들을 제외한 다른 의원이나 보좌진, 직원 등 딱히 세종에 내려갈 메리트가 없다.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국회 규칙으로 정하기로 한 상황. 규칙을 만들 사람들도 이들이다.
그대 먼저 가세요: 자녀 육아나 교육, 배우자의 일자리, 각종 계약 문제, 지인과의 관계 등 서울에 남겨두고 가야 할 각종 골칫덩이를 해결해야 한다. 가급적 늦게까지 서울에 남으려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서 되레 분열이 생길 수 있다.
- 언론사도 간다: 언론사 사옥이 광화문 인근에 많은 건 청와대와 정부 부처(과거 광화문 청사)가 가까워서다. 세종에 의사당이 생기면 언론들도 세종 지사를 세울 가능성 무척 높다. 이미 10곳이 넘는 언론사가 세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관료 '오르락내리락' 사라진다
정부 부처들이 국회와의 업무를 상시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거리의 제약으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고 있으며, 잦은 국회 출장으로 인한 정책의 질 저하 등 많은 불편과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 — 국회법 개정안 제안 이유
국정 효율 UP: 국회에 업무를 보고하거나 협조를 위해 서울에 올라오는 세종 관료들의 수는 셀 수 없다. "업무는 KTX에서 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돈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국가가 지원하는 출장비는 1년에 약 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세종의사당을 통해 출장비와 시간을 확실히 절약할 수 있고, 업무 효율이 늘어 정책 설계에 스퍼트가 붙는다.
스탯
걱정거리
이해관계자 분석
국회의원: 지역 균형 발전은 필요하다. 그래도 서울을 두고 발 길이 쉽게 떨어질 것 같진 않다. 빠르면 2027년에 세워지니 2024년 총선에서 또 당선돼야 나한테 영향이 온다. 내년 대선 이후 정치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국민 반응은 좋은데 내 일이 되니 마음이 복잡하다.
관료들: 세종 공무원 사이에는 '카국장' '길과장'이란 말이 있다. 서울 출장 때문에 카톡으로 업무 보고를 받고 길바닥에서 시간을 보내 이런 말이 생겼다. 길에 버리는 출장비와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이제는 일에만 집중할 여유가 생긴다.
국민: 서울에 있던 국회가 지방에도 생긴다니 격세지감이다. 국회가 내려오면 높은 분들도 같이 온다는 것 아닌가. 그럼 사람들도 몰리고 더 발전하겠지? 혹시 모르니 땅이라도 조금 사둘까.
진실의 방: 팩트 체크
청와대는 어떻게?
행정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해 지역 발전을 이루는 게 골자다. 현 정부는 행정수도 완성을 목표로 청와대 집무실 이전 계획까지 검토했었다. 그럼 청와대 이전은 어디까지 왔을까.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지금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 다행히도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일부 대선 후보들도 주자들도 집무실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충청권 표를 잡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그랬던 것처럼 당선되더라도 청와대 시스템을 바꾸는 논의 절차가 남아있어 현실이 되기까지는 관문이 많다.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반세기 전부터 "행정수도 하자"
이번 결정은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신행정수도 공약이 원천이다. 하지만 그 전에도 움직임은 있었다.
사실 행정수도 논의는 반세기 전부터 시작됐다. 1971년 대선 당시 김대중 신민당 후보는 '대전 지역을 행정 부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행정 권력 이동을 처음 언급한 사례다. 이후 1977년 박정희 대통령이 임시행정수도 건설 구상을 밝혔지만 10·26 사태로 계획은 백지화됐다.
21세기로 넘어온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신행정수도 공약을 제시하며 다시 불을 지폈다.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 뒤 11월 국토해양부를 시작으로 정부 부처 이전이 이뤄졌다. 지금 세종은 행정의 대명사가 됐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행정수도, 이미 해외에선...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지역 발전을 위해 행정수도를 추진한 국가는 브라질이다. 1960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옮겼다. 현실은 낭만적이지 않다. 아직도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일부 중앙 행정지역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몰리지 않아 모두 퇴근한 밤에는 유령도시가 된다는 비판을 받는다.
미국의 첫 수도는 지금과 달리 뉴욕이었다. 이후 필라델피아로 갔다가 워싱턴 D.C.로 옮겼다. 지금 미국의 정치·행정수도가 워싱턴. 뉴욕이 상징적인 측면에서 경제·문화수도로 불리는 건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