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노트
왜 중요한가? 🔥
인간이 젠더, 성별, 인종, 성적지향을 비롯한 정체성의 차이로 차별받으면 안 된다는 대원칙을 위해 일생을 바친 활동가이자 법학자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미국의 역대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인권 변호사로서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여성 권리 신장에 중대한 기여를 했다.
그리고 미 대선이 코앞에 다가선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법관 임명에 성공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연방대법원은 현재 5대4로 보수 성향으로 기울어져 있고, 미국의 대법관은 종신직이기에, 트럼프가 보수 성향 대법관을 선임한다면 앞으로 상당 기간 연방대법원이 보수 세력화될 것이라는 진보 측의 우려가 있다.
대법원은 낙태권, 동성애자 권리 및 투표권 등 중요한 의제에 대해 판결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선거 일주일 후 수백만 명에게 의료보험을 보장하는 법에 대한 판결이 예정되어 있기도 하다.
큰 그림
법학자: 여성이 법조계는 물론 학계에서 주축으로 활동하는 것이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에 긴즈버그는 선구자였다.
- 하버드 법대생 500명 중 단 9명이었던 여성 학생 중 한명
-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사한 후 컬럼비아 법대 수석 졸업
- 컬럼비아 법대 첫번째 여성 종신 교수
- 여성 교수도 남성 교수와 같은 수준의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싸움
- 성차별에 관한 최초의 사례집 공동집필
인권 변호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법적 유산은 1970년대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의 소송가로서 성차별에 도전장을 내민 일련의 획기적인 소송에서 승리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 굳어진 성 역할 관념에 대항하는 ACLU 여성 권리 프로젝트의 수석 설계자
- 300여 건의 성차별 관련 소송에 참여
- 5건의 획기적인 대법원 소송 승리
미 연방대법관: 1993년에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된 후, 긴즈버그는 연방대법관에서 진보 진영의 지도자로서 성차별을 넘어 인권 신장에 포괄적인 기여를 했다. 성소수자, 이민자, 그리고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판결에 목소리를 냈으며, 투표권 확장에도 힘썼다.
차기 대법관 선임 논란: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로 메릭 갈랜드(Merrick Garland)를 지명하자, 공화당은 선거가 8달 밖에 안남았다는 이유로 청문회조차 열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대선을 한달반 가량 앞둔 현재, 사전투표가 이미 시작되었지만 공화당 지도자층은 무조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 후보를 선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청사진
이슈와 임팩트
인권 변호사: 긴즈버그는 1972년에 시작된 ACLU 여성 권리 프로젝트의 수장으로서, 성별에 근거한 공식적 차별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 일련의 소송을 진행했다. 14번째 수정 헌법에 명시된 법 아래 균등한 보호가 성별에도 해당한다는,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던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그가 사용한 슬기로운 전략 중 하나는 고정된 성 역할 관념과 성차별이 남성에게도 피해를 끼친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었다. 9명의 남성 대법관을 상대로는 여성의 고달픔보다 남성이 겪는 어려움에 호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렇게 300여 건의 성차별 소송에 참여한 긴즈버그의 팀이 이룩한 업적은 수치화할 수 없다.
- 재산 분쟁 시 남녀차별 금지
- 군사학교와 군대 복무 시 본인 및 배우자에 대한 공정한 대우
- 배우자를 잃을 경우 양성에 공정한 사회 보장 혜택
- 여성의 자신 명의 신용카드와 대출 가능
- 배심원단에 설 권리 등
미 연방대법관: 긴즈버그는 9명 중 4명의 진보 성향 대법관의 실질적 지도자로서, 재임 동안 미국인이 낙태를 하고 동성과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하는데 표를 던졌다. 나아가 불법 이민자를 대거 추방하는 연방정부의 결정을 불허하고, 직장 내 장애인 차별을 금지하고, 투표권 확장에도 힘썼다.
그는 대법원 판결의 소수 의견을 대표할 때 오히려 주목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시로, 특정 임금 성차별 사건이 아주 기술적인 이유로 거부되자, 긴즈버그는 반대 의견을 통해 의회가 새로이 법을 제정하도록 촉구했고,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평등 임금 법안에 서명했다.
이렇게 긴즈버그는 페미니즘의 선구자를 넘어서 진보 정치를 상징하는 문화 아이콘이 되었다.
스탯
걱정거리
이해관계자 분석
미연방대법원은 현재 5대4로 보수 성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9명으로 구성된 대법원은 낙태권, 동성애자 권리 및 투표권을 포함한 문제에 대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고 판결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선거 일주일 후 수백만 명에게 의료보험을 보장하는 일명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에 대한 판결이 예정되어 있다.
트럼프는 이미 두 명의 대법관을 임명했지만, 둘 다 보수 성향 판사를 보수 성향 판사로 교체하는 경우였다. 긴즈버그를 대체하는 선택은 수십 년 동안 법원을 보수 쪽으로 기울 수 있기에, 차기 대법관 선임 권리를 위해 양당에서 치열한 다툼을 예고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후임자에 대해 곧바로 인준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차기 대법관은 대선 이후 새 대통령이 선임해야 한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진실의 방: 팩트 체크
올해 대선을 한달반 가량 앞두고, 공화당 지도층은 서둘러 대법관 선임을 진행하려고 한다.
똑같은 공화당 의원들이 2016년, 대선을 8달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 후보 인준을 막기 위해서 한 발언을 살펴보자.
“대법원 공석이 선거 연도에 지명되고 선임된지 80년이 지났다. 선거 연도에는 이렇게 하지 않는 오랜 전통이 있다… 이것은 국민들에 의한 결정이어야 한다. 선거가 결정하게 하라. 민주당이 후보자를 교체하려면 선거에서 승리해야한다.”
테드 크루즈(Ted Cruz) 공화당 상원의원
“모든 미국인들이 새로운 대법원 판사를 뽑을 때 자신의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기를 바란다. … 공화당 대통령이 있고 … 마지막 해에 공석이 생기면 … 린제이 그레이엄은 다음 대통령이 누구든 그 사람이 지명하도록 해야한다고 할 것이다."
린제이 그레이엄(Lindsay Graham) 공화당 상원의원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 대법원 공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가 대선 과정에있는 것을 감안할 때, 미국인들이 참여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믿는다.미국 국민은 차기 대법관을 선출 할 때 목소리를 내야한다. 따라서 이 공석은 새로운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채우면 안된다.”
미치 매코낼(Mitch McConnell) 공화당 상원 대표
"나는 우리가 이번 대통령 임기의 마지막 해에 후보자를 선임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공화당 대통령이라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공화당 상원의원
말말말
"이상적인 여성 대법관 수를 몇 명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내가 '9명중 9명'이라고 대답하면 사람들은 놀란다. 하지만 1981년도까지 남자뿐일 때는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여성에게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다. 다만, 우리 목을 밟은 발을 치워달라는 것 뿐이다."
"이 선택은 여성의 삶과 존엄성에 핵심적인 것이다 ... 정부가 여성의 선택을 대신하는 건 여성을 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완전한 성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낙태의 자유에 관하여)
"내 가장 열렬한 소원은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 될 때까지 교체되지 않는 것이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uth Bader Ginsburg)
“우리나라는 역사적 위상을 가진 법학자를 잃었다. 대법원은 소중한 동료를 잃었다. 오늘 우리는 슬퍼하지만 미래 세대가 지칠 줄 모르고 단호한 정의의 옹호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기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존 로버츠(John G. Roberts Jr) 대법원장
"긴즈버그 판사는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을 위해 길을 열었다. 그녀와 같은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RBG 감사합니다."
힐러리 클린턴(Hilary Clinton) 전 국무장관
일기예보
다음 후보는?: 긴즈버그의 공석을 채울 공화당의 선두 주자는 시카고의 연방 항소 판사이자 긴즈버그와 이념적으로 반대인 에이미 코니 바렛(Amy Coney Barrett)이다.
인물 탐구: 바렛은 사회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이다. 그는 낙태권에 반대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실시한 의료보험제도인 Affordable Care Act에 적대적이다. 그리고 총기 규제와 이민법에 관해서도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선임된다면 바렛은 48세로 대법원에서 가장 어린 판사가 될 것이며, 상당히 오랜기간동안 미국의 법과 사회를 재구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