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노트
왜 중요한가? 🔥
인플루엔자 등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 발생은 통상 겨울에 증가하고 여름에 감소한다. 비록 과학자들이 아직 코로나19가 계절성 호흡기 바이러스인지 여부를 확답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대유행이 진행 단계인 점, 바이러스 확산 상황, 추운 계절의 실내 생활 패턴 등을 감안할 때 올해 겨울 가장 큰 고비를 앞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큰 그림
한국의 코로나19 현황
코로나 3차 대유행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는 가운데 12월 14일 신규 확진자가 718명 발생했다. 전날 1030명을 기록한 이후 하루 만에 700명대로 내려왔지만,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는 평일 대비 휴일 검사 건수가 수천건 이상 줄어든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학교, 직장, 각종 소모임 등 '일상 감염'에 더해 한동안 잠잠했던 종교시설과 요양원에서도 새로운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데다 바이러스 생존에 더욱 유리한 겨울철로 접어들어 확진자 규모는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다.
"이것은 1차와 2차 유행과는 다른 양상이고, 코로나 유행이 발생한 이래 최고의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앞선 유행하고의 차이점은 주요한 몇 개의 감염원을 통한 집단발병이 아니라 그동안 10개월 이상 누적된 지역사회의 경증이나 무증상감염자들이 감염원으로 작용해서 여러 일상상황을 통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유럽
6월 초, 유럽은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한 시름 놓은 듯 했다. 미국은 하루가 갈수록 신규 확진자가 기록적으로 높아질 때,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의료 체계에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한 타격을 입은 나라들도 엄격한 봉쇄를 풀기 시작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유럽 연합은 국경을 다시 개방하도록 장려했으며 유럽인들은 휴식을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결국 시기상조였다. 북반구에 겨울이 찾아오면서 동시에 온 코로나19 재유행은 유럽을 다시 봉쇄로 몰아넣고 경제에 새로운 상처를 입혔다. 예방 조치를 완화하면서, 백신이 도착하기 불과 몇 달 전에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여름의 낙관론은 사라진지 오래다.
미국
12월 9일,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가 3000명을 넘으면서 미국은 여전히 최악의 상황에 있다. 불과 3달 전만 해도 신규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지금은 하루 확진자 수가 평균 20만명을 상회하며 사망자도 매일 2000명에서 3000명 수준이다.
미래 전망은?
최근 영국과 미국에서 처음으로 화이자(Pfizer) 코로나19 백신을 일부 사람들에게 접종하기 시작했다. 2020년은 코로나의 해였지만, 기록적인 속도로 백신이 개발되고 승인되면서 드디어 어두운 터널 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청사진
백신 투약은 언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영국과 미국이 가장 발빠르게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하고 접종하기 시작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8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그동안은 잉글랜드 지역 50개 거점 병원 등에서 입원 환자만을 대상으로 접종해 왔다. 그러나 14일 부터는 전국 100여 곳에 백신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며, 백신 접종 대상도 확대돼, 간호사와 의료보조사, 약사, NHS 직원 등이 일반 의사들과 함께 80세 이상 노인 및 요양원 거주자와 직원 등에 대한 접종을 진행한다.
미국에서도 초기 공급 물량이 제한적인 데다 긴급사용 승인 단계라는 점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 일선 현장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 종사자들과 장기요양시설 입소자 등 고위험군이 우선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이는 미 식품의약국, FDA가 지난 11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지 사흘 만이다.
이슈와 임팩트
스탯
유럽의 성급한 봉쇄 완화 조치?
4월, 유럽 연합은 코로나19로 인해 여름 휴가는 포기해야 한다고 발표하기 불과 2주도 안되서 "봉쇄 완화를 위한 로드맵"을 회원국에게 제안했다. 최대한 안전하게 경제·사회 생활을 재개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순차적으로 상업 활동과 학교 등을 다시 시작하는 등 서류상으로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만전을 가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는 유럽 연합의 제안보다 훨씬 빠르고 광대하게 봉쇄 조치를 풀었다. 특히 관광 산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하는 남부 유럽 국가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며 관광객을 유치했다.
7월과 8월, 스페인에만 무려 4백만 명의 유럽 관광객이 모였다. 이는 평소에 비하면 확연히 적은 수치지만, 바이러스가 확산하는데 기회가 되기에는 시간이 충분했다. 그리고 이 중 대부분은 자신의 국가로 돌아와 자가 격리를 하거나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유전학 조사에 따르면, 이 시기 동안 남부 유럽에서 퍼진 확진자 숫자만 해도 유럽 2차 대유행의 40~60%를 차지한다고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잠시 주춤했던 여름의 성과를 완전히 지워버린 이번 겨울의 재유행은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올해 유럽의 경제는 7% 가량 감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멈출 기세가 없다.
- 누적 확진자 1600만명 돌파
- 사망자는 30만명에 육박
- 12월 9일에만 9/11 테러로 죽은 사람보다 많은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
- 확진자 중 40만명은 대학교 캠퍼스에서 발생
- 40만명은 감옥에서만 발생
걱정거리
겨울에 더 심해질까?
홍콩에서는 폐쇄 조치를 시행하면서 독감 유행이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겨울인 호주 역시 이맘때면 나타나던, 독감 유행이 유난히 늦어지는 듯하다. 칠레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남반구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독감 예방에도 효과적이었던 것이다.
반대로, 코로나19가 겨울철에는 더욱 위험한 속도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겨울에 더 걱정되는 이유
추운 날씨에서는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 밖에 있어도 더욱 잘 살아남는다. 영국의 응급의학 자문단(UK's 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Emergencies, Sage)에 따르면 섭씨 4도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살아남기에 가장 좋은 온도다. 겨울에는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태양광 자외선도 적다.
날씨가 추워지면 야외 모임보다는 실내 모임이 더 많아진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 빈도도 줄어든다. 이러한 조건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상대습도가 1% 떨어질 때마다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7∼8% 늘어난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 이는 재채기나 기침을 했을 때 우리가 내뿜는 비말은 덜 습할수록 더 작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습도가 높으면 비말이 더 크고 무거워지기 때문에 비말이 빨리 땅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작은 비말은 공기 중에 더 오래 머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지난 6월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이 발표한 연구 보고서도 바이러스가 기후 조건에 민감하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당시 보고서는 50개 도시 사례를 연구한 결과 코로나19의 상당한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특정 위도(북위 30∼50도)의, 비슷한 평균 기온대(섭씨 5∼11도), 낮은 절대 습도 지역대를 따라 분포한 사실을 발견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이같은 결과가 "계절성 호흡기 바이러스의 양상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악성 독감과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북반구의 겨울을 동시 공격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해관계자 분석
진실의 방: 팩트 체크
말말말
유명 인사는 뭐라고?
"이것은 1차와 2차 유행과는 다른 양상이고, 코로나 유행이 발생한 이래 최고의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앞선 유행하고의 차이점은 주요한 몇 개의 감염원을 통한 집단발병이 아니라 그동안 10개월 이상 누적된 지역사회의 경증이나 무증상감염자들이 감염원으로 작용해서 여러 일상상황을 통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대의 위기이며 촌각을 다투는 매우 긴박한 비상 상황 ...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한다면 거리두기 3단계로의 격상도 불가피해질 것"
정세균 국무총리
"유럽인들은 모든 것을 원했다. '우리가 사람의 생명과 경제 중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가?'라고 물었지만, 경험을 통해 비로소 이것은 잘못된 딜레마임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