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노트
왜 중요한가? 🔥
레바논 정부의 사임과 이번 폭발을 단순한 사고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번 폭발은 레바논 정부의 무능력함과 부주의로 발생한 인재라고 평가하고 있다.
큰 그림
복잡한 권력 구조: 레바논은 복잡한 정치 지배 구조를 가지고 있다. 1943년, 근대 레바논 정부가 만들어졌을 때 종교간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 특정 종교 혹은 이해 집단이 정부를 장악하지 않고 다양한 종교 집단이 권력을 분산해 통치하기로 합의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 따르면, 레바논 정부는 1990년 길었던 내전이 끝난 후 종교집단 간 권력 공유(Power Sharing) 방식을 보강해 통치 체제의 안정성을 도모했다. 그 당시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Hezbollah)는 거부권(veto)을 행사할 권력을 얻어 레바논은 중동 국가 간 알력 다툼의 중심지로 부상하게 되었다.
*시아파: 수니파와 함께 이슬람교의 주요 분파 중 하나로서, 예언자 무함마드의 혈통만이 이슬람의 지도자(칼리파)가 될 수 있다는 종파.
종교 비례대표제?: 레바논의 국회의원과 각료는 시민의 투표로 선출되지만 종교마다 정해진 의석이 있기 때문에 정치 체제의 변화에는 큰 영향이 없다. 종교 집단은 의석을 보장받았기 때문에 유권자는 속한 종교집단에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 투표에 임한다. 이런 이유로 고착화 된 정치구조로 인해 정부의 무능력함이 커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책임인가?: 질산암모늄은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비료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폭발물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조그마한 실수가 큰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번 폭파에 원인으로 추정되는 물질은 2013년 러시아에서 버려진 화물선을 레바논 정부가 압수하면서 방치되었다고 한다. 세관 직원은 이 물질의 위험성으로 인해 수출 또는 판매를 권유했지만 정부의 승인은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6년이 넘도록 항구에 보관되어 있었다가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청사진
이슈와 임팩트
스탯
레바논의 종교는?: 레바논은 18개의 다른 종교집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4개의 이슬람교 종파, 12개의 기독교 종파, 두르즈인 종파, 유대교)
독특한 의회 구조: 레바논 국회 의석은 128석이다. 이중 기독교 소관 정당 7곳이 64석을 할당 받는다. 두르즈(Druze)를 포함한 이슬람 종파에서 나머지 64을 받고 의회를 통치한다.
드루즈(Druze)는 아랍권에 분포하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이다. 패쇄적인 공동체 문화를 가지고 있는게 특징이다.
독특한 지배 구조: 3대 핵심 자리(대통령, 국회의장, 총리)는 마로나이트 크리스천, 수니 무슬림 그리고 시아 무슬림이 각각 배정 받아 통치를 책임진다.
레바논의 투명성 지수는?: 국제 투명성 기구가 2019년에 발표한 부패 순위에서 180개국 중 139위를 기록하였다.
질산암모늄의 위력: 이번 사건에서 터진 ****2,750톤의 질산암모늄은 실로 엄청난 인명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다.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겨우 2톤의 질산암모늄으로 16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 있었다.
피해 규모: 베이루트 주지사에 의하면, 이번 폭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00억에서 15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이미 레바논의 경제가 코로나의 여파로 무척 어려운 것을 고려하면 감당하기 힘든 손실로 보인다.
인명 피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Syndicate)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150명이 넘는 사망자와 6,000명이 넘는 부상자를 발생시켰고, 300,000명이 넘는 사람의 집을 빼앗아 갔다고 한다. 이는 레바논 인구의 5%에 해당한다.
세계은행의 한마디: 종파 중심적인 권력 형태는 레바논 GDP의 9%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킨다고 보고했다.
걱정거리
레바논 시민의 대다수는 정부의 오래된 지배구조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의 할당제를 폐지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권력 분산의 좋은점: 레바논의 소수 종교 집단은 다른 중동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탄압을 받는다고 한다. 이는 권력 분산으로 생기는 소수 종파의 정치력 때문이다.
권련 분산 폐지의 부작용: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민주주의의 선거 방식은 특정 종교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소수 종교의 힘은 약화시킨다. 이로 인해 권력을 지배하는 집단과 탄압을 받는 종교 집단이 생겨 갈등이 커질것이라는 우려가 생긴다.
소수 종파를 향한 탄압이 시작되면 외부 지지세력과 함께 내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역사가 증명한다. 미국 뉴스 채널 CNN에 따르면, ISIS가 이라크에서 탄생한 가장 큰 이유는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 무슬림을 탄압한 것이라고 한다.
이해관계자 분석
진실의 방: 팩트 체크
말말말
일기예보
국제 원조를 받을 수 있을까?: 이미 3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받았다. 레바논을 돕기 위해 주최된 국제회의를 주관한 프랑스 대통령 엠마뉴엘 마크롱(Emmanuel Macron)은, 인도적 지원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레바논 정부가 아닌 UN 혹은 다른 국제기구에 지급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웃국가의 생각은?: 확실치 않다. 레바논의 이웃국가 이란 및 사우디아라비아는 레바논을 향한 영향력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헤즈볼라의 영향 아래 있는 레바논 대통령 미셜 아운(Michel Aoun)은 “국제기구가 베이루트 폭발을 조사한다면, 진실을 밝히지 못할 것"이라며 내정간섭에 대한 불쾌함을 표시했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따르면, 특히 이란은 반미 반이스라엘의 중요한 축의 일부로 레바논을 점지하고 있기에, 쉽게 영향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레바논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시아 무슬림이 헤즈볼라를 지지하고 있기에, 권력 공유가 중지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