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가 올해 2월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 부대를 파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지만, 최근 미국-이란 간 갈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위험지역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군인들의 안전이 달린 중대한 문제이기에, 이번 똑똑 브리프에서는 한국군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정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20%를 담당하는 주요 교역로로, 미국과 이란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중요한 지역입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가 이 해협을 통과하며, 2018년에는 매일 2,10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되었습니다. 또한 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LNG) 최대 수출국인 카타르는 대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자국 자원을 수송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긴장이 높아지면 세계 자원 교역은 큰 차질을 빚고, 석유와 액화천연가스 등 주요 자원의 가격이 치솟게 됩니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의 지역 안정성에 대해 세계 각국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오래된 숙적이지만,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주도하에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란 핵 협정'(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JCPOA)을 맺으며 관계가 회복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이 이란이 주도하는 대리전(代理戰)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규제하지 않는 ‘반쪽짜리 협정’이라고 비판하며, 2018년 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했습니다. 곧이어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재개했고, 이란 또한 미국의 행위에 대한 보복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경제제재와 이란의 보복으로 인하여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미군은 미국인의 희생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국민 영웅인 솔레이마니를 사살합니다. 이에 이란은 군사 보복을 천명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유조선을 보호할 수는 없다며 한국, 일본 등 우방국에 파병을 요청합니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호위연합(escort coalition)에 참여하지 않고, 중동의 우리 선박과 교민 보호를 명목으로 단독 파병을 결정했습니다. 아덴만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청해부대를 ‘한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함에 따라 56년 만에 처음으로 전투 부대가 분쟁 지역에 파견되었습니다. 한국 국방부 장관은 파병의 목적을 자국민과 자국 유조선의 보호라고 설명하며, 미국-이란 무력충돌과의 연관성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충돌이 발생했을 때 한국군의 대응 방안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한국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두고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국은 우방으로서의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에 한국이 턱없이 적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2019년 2월, 한국은 전년 대비 7천 30만 달러 증가한 9억2천7백만 달러를 분담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더 높은 분담금을 요구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번 한국군 호르무즈 파병 요청 또한 한미 군사동맹의 큰 틀 하에 유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동을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는 첨예하게 얽혀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서로 발톱을 세우고 대립하는 지금, 대한민국은 국제정세를 면밀히 판단하여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해외 파병을 결정할 때도 우리나라의 국익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명분과 실리를 둘 다 챙길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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