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기업이라 하면 어느 곳이 떠오르시나요? 국내에서는 삼성과 LG, 롯데와 신세계 등의 기업이 떠오르실 겁니다. 그리고 100년의 역사를 기록하며 경쟁한 라이벌 기업인 코카콜라와 펩시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1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두 기업은 끊임없이 서로를 견제하고 경쟁하였습니다. 오늘은 이와 같은 코카콜라와 펩시의 경쟁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코카콜라와 펩시의 경쟁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각 기업이 만들어진 계기부터 알아야 합니다. 우선 코카콜라는 1886년, 존 펨버튼이라는 약사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콜라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길 수 있는 음료이지만, 과거에는 코카잎과 와인, 카페인 등으로 만들어진 자양강장제였습니다. 위와 같은 성분들은 중독성으로 인해 지금은 사용이 불가하지만 과거에는 약으로 쓰이고는 했지요.
이렇게 ‘프렌치와인코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자양강장제의 사업권을 ‘아서 캔들러’라는 사람이 사들여 코카콜라라는 사업체를 설립하였습니다. 본격적인 코카콜라 역사가 시작된 것인데요. 코카콜라는 5센트라는 가격에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 몸에 좋은 음료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금주령 때문에 코카콜라가 술의 대체재로 여겨져 큰 인기를 끌었지요.
이 외에도 코카콜라는 무료 샘플 쿠폰을 나눠주고, 코카콜라를 병에 담아 팔 수 있는 보틀링 사업을 통해 유통망을 전국적으로 확장하였습니다. 보틀링 사업이란 각 지역의 사업가에게 코카콜라가 원액을 제공하면, 지역 사업가가 코카콜라를 병에 담아 판매하는 방식의 사업입니다.
코카콜라는 이러한 보틀링 사업을 이용하여 미군을 공략하였는데요. 미군이 주둔하는 곳에 코카콜라 보틀링 공장을 만들어 기존 가격인 단돈 5센트에 코카콜라를 공급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업전략으로 미국인 9명 중 1명은 코카콜라를 마셔보았을 만큼, 코카콜라의 인지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그렇다면 펩시는 어떠할까요?
펩시 또한 코카콜라와 같이 약사가 만든 음료입니다. 1898년, 칼랩 브래드햄이라는 약사가 콜라 열매와 바닐라 등을 원료로 하여 소화불량 치료 약을 만들어 판 것이 시초인데요. 펩시는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25개 주에 보틀링 공장을 만들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전쟁 중에 사재기한 설탕값이 전쟁이 끝난 뒤 폭락하면서 엄청난 손실을 보고 말았지요. 이에 펩시는 1922년에 코카콜라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다음 해인 1923년에 파산한 후 다른 투자자들에게 경영권을 넘겼는데요. 이후 펩시는 다시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1929년에 일어난 경제 위기에 상황이 어려워진 펩시는 다시 코카콜라에 인수를 제안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여기서 코카콜라는 또 다시 거절하였습니다. 결국 궁지에 몰린 펩시는 파격적인 ‘반값 작전’을 들고 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음료의 양을 12온스로 늘린 것인데요. 이로 인하여 12온스짜리 펩시와 6온스짜리 코카콜라의 가격이 5센트로 동일해졌습니다.
경제 위기에 누구나 할 것 없이 저렴한 가격을 좋아하던 상황이기에 펩시의 반값 작전을 먹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펩시콜라의 점유율이 단숨에 14%로 치솟아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지요.
전쟁이 모두 끝난 뒤에는 코카콜라와 펩시 모두 해외 시장 진출에 주력하였습니다. 이 때에도 코카콜라의 1위 자리는 여전하였고, 펩시는 코카콜라를 따라가는 모양새였는데요. 뛰어넘을 수 없는 코카콜라의 벽에 펩시는 경쟁력을 높이려 ‘젊은 이미지’를 내세우기 시작하였습니다.
펩시를 마시는 사람들은 젊고 활동적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 ‘펩시세대’라는 단어를 만들었고, 반대로 코카콜라는 노후되고 낡았다는 이미지를 주는 광고를 내보냈지요. 코카콜라를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펩시는 세계 시장점유율 격차를 종전 5배에서 3배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코카콜라와 비교하는 광고인 ‘펩시첼린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눈을 가린 뒤, 코카콜라와 펩시를 마시게 하는 블라인드 테스트 광고였는데요. 펩시가 더 맛있다는 쪽에 소비자들이 더 많은 표를 던졌고, 그 장면이 TV 광고로 나가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던 것이지요.
물론 코카콜라도 가만히 눈뜨고 당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코카콜라 또한 펩시를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였고, 다이어트 코크와 같은 신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하였습니다. 이 두 기업의 경쟁과 마케팅에 탄산음료 시장 자체가 커지기 시작하였고, 미국인의 1인당 탄산음료 소비량을 연간 260병까지 올려 버리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계속되는 경쟁에도 펩시는 만년 2인자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100년의 긴 시간 동안 경쟁을 해도 코카콜라를 이길 수 없었기에 펩시는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바로 탄산음료보다 건강음료, 스포츠음료, 차 등의 사업에 치중하기로 한 것인데요.
탄산음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고, 건강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습니다. 우선 스포츠 음료 업계의 1위인 게토레이를 인수하고, 자사 제품인 퓨어 리프 티를 차 업계 1위 제품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또한 스낵 업체로 유명한 프리토레이와 합병하였는데요. 프리토레이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치토스, 썬칩 등의 과자를 만든 회사이지요.
결과적으로 펩시는 2004년, 매출 292억달러를 달성하여 코카콜라의 매출 219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현재까지도 펩시의 전체 매출은 코카콜라를 넘어서고 있지요. 펩시가 만년 2위라는 인식과는 다르게, 사실상 매출에서는 승리한 것입니다.
다만 브랜드 가치는 코카콜라가 훨씬 웃돌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과연 누가 승자라 할 수 있는지, 쉽게 단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두 기업의 경쟁은 100년을 넘어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누가 진정한 최후의 승자가 될지, 함께 지켜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