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친환경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다른 제품보다 조금 비싸다 하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이지요. 반대로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기업들에는 등을 돌립니다.
글로벌 마케팅 기업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과반수 이상이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미닝아웃이란 소비 트렌드 종류 중 하나로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단어인데요. 정치, 사회, 문화적 신념을 소비를 통해서 표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본인의 신념에 맞는 '가치 있는 소비'가 추구되는 만큼, 친환경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친환경에 소비 가치를 둔 이들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업을 비판하며, 친환경 기업에는 '돈쭐'을 냅니다. 여기서 '돈쭐'이란 ‘돈으로 혼쭐’의 줄임말로, 선행을 베푸는 기업에게 구매를 통해 매출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이와 같은 트렌드에 맞추어 기업들도 친환경 브랜드로 새롭게 자리 잡고 있는데요. 친환경이 얼마나 사회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이해하기 쉽도록, 친환경 브랜딩 또는 마케팅 성공 사례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기로 유명한 파타고니아는 과거 '이 재킷을 사지 마라'는 광고 문구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재킷의 60%는 재활용 소재를 이용하여 만들었지만 제작 과정에서 탄소 9kg가 배출되었고, 입다가 버릴 경우 3분의 2는 다시 쓰레기가 되기 때문에 사지 말라는 것이었는데요.
아무리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서 옷을 만들어도, 제작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후에 폐기물이 되어버리기에 기존 제품을 오래 입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입니다. 이처럼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이끌었습니다. 실제로 해당 광고가 실린 이후 파타고니아의 매출은 40% 급성장했습니다.
이 재킷 외에도 파타고니아가 생산하는 옷의 50%는 재생 소재로 만들어집니다. 버려진 페트병에서 원단을 얻기도 하여, 티셔츠를 하나 사면 플라스틱 물병 4.8개를 줍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지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파타고니아 코리아의 매출은 최근 3년 동안 매년 30%씩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요즘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라벨이 없는 생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라벨 생수는 올해 1월 롯데칠성음료에서 최초로 출시하였는데요. 재활용을 할 때 라벨을 따로 제거할 필요 없이 바로 버릴 수 있다는 편의성과, 라벨이 없는 만큼 폐기물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지요.
롯데칠성음료의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8.0 ECO’는 1년 새에 판매량이 500% 급증하였으며, 뒤이어 GS25에서 출시한 무라벨 생수 ‘PB생수’도 성공적인 매출 신장률을 보였습니다. 더불어 CU의 ‘HEYROO 미네랄워터’도 라벨을 없앤 뒤에 전년 대비 매출이 80.4% 급증하였습니다.
동일 기간 동안 라벨이 부착되어 있는 생수의 매출은 약 15~29% 오르는 데에 그쳤기에, 무라벨생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친환경제품 표지 인증을 획득한 95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2개 기업의 평균 매출이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친환경제품 표지 인증이란 제품의 생산과 소비, 폐기 과정에서 에너지와 자원 소비를 줄이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별하여 친환경 표지를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또한 한국표준협회에서 친환경제품 표지 인증 기업의 매출 증가액을 분석한 결과, 약 2000곳에서 1조1980억원의 매출 증가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소비자들이 친환경이라는 인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인데요. 더 나아가 매출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요.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친환경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흐름을 파악하여, 친환경 경영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그 중 환경오염이 가장 심한 산업 중 3위로 꼽히는 패션, 명품 업계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패션 등의 섬유 산업이 한 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17억 톤에나 달합니다. 의류 폐기물은 21억 톤에 달하지요. 패션 산업이 유행에 민감한 만큼, 한 시즌 동안 다량의 의류를 제작한 후 빠른 시간 안에 폐기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패션과 명품 산업도 친환경 트렌드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버킨백 하나를 만들 때, 악어 3마리가 필요하다는 에르메스는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비건 핸드백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버버리와 프라다는 바다에서 수거한 낚시 그물과 섬유 폐기물로 만든 에코닐 소재로 모자와 가방 등의 제품을 만들고 있지요.
이제 패션과 명품 산업 외에도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친환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환경오염은 뒷전으로 하고 지구의 자원을 갉아먹으면서 당장의 매출 올리기에 급급했다면, 이제는 환경을 지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이에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마음이 움직여 매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친환경 브랜드가 주류로 자리 잡는 날이 곧 올까요? 기대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