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과 과점(독과점)을 바라보는 사회 시선이 곱지 않다. 기업이 독과점 지휘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를 언론이 여러 차례 공개하며 부정적인 인식은 팽배하다.
기술의 발전과 산업의 변화로 독과점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평가가 필요하다. 오늘은 이런 독과점 현상이 왜 생기고 있는지 더 깊이 살펴볼 예정이다.
독과점은 ‘독점’과 ‘과점’이 합쳐진 용어로 각자의 의미에 대해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독과점을 이해하기 위해 ‘경쟁’과 ‘독점’을 혼돈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먼저 경쟁은 ‘행동’이고, 독점은 경쟁으로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점의 반대는 ‘다점’이지 '경쟁'이 아니다. 경쟁의 반대는 ‘반경쟁’이지 '독점'은 아니다.
자유 시장 내 기업의 경쟁 행위
경쟁 시장에서 기업이 수익을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경쟁에서 승리해서 소비자가 기업의 상품을 구매 및 소비하게 만들면 된다. 기업이 매력적인 상품을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다. 상품의 질을 높이거나 가격을 낮추면 소비자는 그 기업의 상품을 구매할 동기가 높아진다. 소비자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가격은 비싸지만 낮은 질의 상품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애플의 노트북은 삼성이나 LG보다 비싸지만, 럭셔리 한 브랜드 이미지와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는다. 반면에 대부분의 중국 제품은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은 연구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를 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익률을 낮춘다. 투자금을 높이는 것이나, 상품에 마진을 낮추는 것은 기업의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경쟁 시장 속 기업의 활동은 자연스럽게 더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킨다.
수요가 많은 물건을 한 공급자가 독점으로 가격을 임의적으로 책정해 이득을 취하는 경우를 공급 독점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독점이라 하면 대부분 이 공급 독점을 말하고 있다. 공급 독점을 취한 상품은 소비자의 선택지를 제한시킨다. 소비자는 독과점 기업이 낮은 완성도의 물건을 비싸게 판매해도 필요하기 때문에 소비한다. 기업은 가격 경쟁을 하거나 연구개발에 투자 없이도 충분히 수익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독과점 현상은 기업의 재투자 동기 및 생산성을 감소시키고 가격은 올라 소비자의 만족도는 낮아진다.
공급 독점은 소비자의 피해에 국한되지 않는다. 공급 독점은 노동자의 수요 독점 상황을 만들 악영향을 끼친다.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이 한 개 또는 소수일 경우, 노동자는 협상 테이블에서의 힘을 잃는다. 노동자를 원하는 기업이 많을 경우, 기업은 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보다 좋은 대우를 약속해야 한다. 인적 자원은 경쟁에서 이기는 필수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고용 측면에서 기업 간에 경쟁이 발생한다. 그러나 소수 기업의 독점 상황에서 노동자는 약자가 된다. 노동자는 취직을 하지 않으면 삶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복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만약 미국에서 독과점 현상이 없었다면 현재 미국 노동자의 임금은 6% 더 높았을 거라고 한다. 그리고 경쟁으로 인한 기업 생산성 증가가 노동 임금에 포함되었다면 실질 임금은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흔하지는 않지만 수요 독점이라는 현상도 존재한다. 판매자는 다수가 존재하는 데 반하여 구매자는 한 사람뿐인 경우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다수의 군수 업체와 정부(군대)와의 관계이다. 판매하고자 하는 공급자는 다수지만 이를 구매할 정부는 하나이다.
독과점은 시장과 소비자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 및 국회는 독과점을 막기 위해 법으로 통제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는 높은 품질과 편리성으로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았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는 시장을 독점하게 되었다. 이 경우는 자연적 독점이라고 한다. 하지만, 자연적 독점의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하게 이득을 취하기도 하는데, 이는 반독점법의 제재를 받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운영 체제를 설치한 컴퓨터에 자체 웹 브라우저를 강제적으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유죄판결을 받았다.
합병은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따라서, 큰 두 기업 간의 합병이 많은 시장 점유를 차지해 독점 또는 과점을 형성할 경우, 합병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합병을 한 후, 시간이 지나고 합병된 회사가 독과점의 문제를 일으키면, 이전의 합병을 무효화시킬 수 도 있다. 이는 최근 불거진 배달의 민족 사태와 연관이 있다.
합병에는 수직 합병과 수평적 합병이 존재한다.
수평적 합병이랑 동종 업계 회사 간의 합병을 뜻한다. 수평적 합병은 시장 점유를 높이는 목적을 가지고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평적 합병은 시장질서를 위협하는 합병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많이 알려진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Standard and Oil company)는 크고 작은 석유회사를 사들여, 1890년 기준미국 석유시장의 90%를 차지했다. 이는 석유의 가격을 좌지우지할 힘을 한 회사가 가지게 되자 1911년 미국 대법원은 독점 판결을 내리고 34개의 회사로 분리했다.
미국의 항공 시장은 2005년 기준 11개의 항공사가 96%를 점유헀다. 그러나 다수 항공사의 합병 결정으로 2011년 기준 5개의 항공사가 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수직적 합병이란, 같은 분야에 있지만 다른 일을 하는 기업간의 합병을 말한다.
예를 들어, 콘텐츠 제작사와 콘텐츠 유통 업체는 콘텐츠 사업이라는 같은 분야에 있다. 하지만, 디즈니 같은 제작사는 제작을 담당하고 넷플릭스 같은 유통 업체는 유통을 담당한다.
이런 두 기업간의 합병은 수직적 합병이라 한다. 수직적 합병은 시장 점유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지지 않아, 수평적 합병 보다는 덜 반시장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콘텐츠 유통업체가 자사 콘텐츠를 노출되기 쉬운 곳에 노출한다면, 반 시장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를 막는 법이 합병의 조건으로 따라 붙는다.
기업은 자신들의 판매를 용이하게 만들기 위하여, 경쟁 기업과 지역 혹은 소비자를 나누고 자신들에게 할당된 지역 또는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를 지역 독점이라고 한다.
사업에 입찰하는 기업이 낮은 가격을 담합하는 행위는 미국에서 중죄에 해당된다. 단순 벌금형을 넘어 징역형 부과
가격 담합이란 제품의 가격을 시장이 정하지 않고, 소수 기업이 합의로 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간혹 기업들은 서로 간의 경쟁이 수익성의 하락을 가져오기 때문에, 경쟁대신에 높은 가격에 물건을 팔기로 결정한다.
이번 편에서는 독과점의 피해와 정부의 대응방안에 대해서 알아봤다. 다음 편은 어떤 경우에 정부가 독과점을 스스로 형성하고 구글 및 페이스북 같은 디지털 독과점의 문제점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