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시리아 내전으로 발생한 유럽의 난민 유입으로 부터 시작하여, 도널드 트럼프가 내세운 멕시코 난민을 막기 위한 벽에 이르기까지 이민자에 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많은 정치인이 자신들의 정치적인 입지를 다지기 위하여, 이민자들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고 시민들은 이민자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을 통하여 투표하고 있다. 따라서 똑똑은 이번 상식의 주제로 이민자들을 선택하였다.
이주민과 난민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만 동기에 있어 고향을 떠나는 이유는 다르다.
이주민은 다른 국가로 이민을 선택하면서 더 좋은 일자리 및 교육을 누릴 수 있는 기회 등 자체적인 이유로 고향을 떠나는 사람을 말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조건에서 삶을 살기 위한 목적으로 이주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주민 예시:
난민은 자국에서 일어난 내전, 분쟁, 또는 정부 및 종교의 박해를 피해 본인과 가족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 피난을 떠난 사람들을 말한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서 짐을싸고 남한으로 내려온 이들도 피난민의 신분으로 분류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유엔에서 제정된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Protocol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에 따르면, 난민협약에 가입한 나라들은 난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 나라의 국경에 도착했을 때 난민을 심사하고 난민으로 분류될 경우 난민을 받아야 할 의무가 생긴다. 난민의 지위를 받은 사람을 본국으로 강제 소환할 수 없다.
난민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소속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한 이유 있는 공포 때문에 자국 국적 밖에 있는 자 및 자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그러한 공포 때문에 자국의 보호를 받기를 원하는 자”로 정의된다. 쉽게 말하면, 자국에 머물 때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 난민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난민과 경제이민자들을 분리하기 위하여 따로 재판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재판을 기다리는 난민들에 대한 대우가 비인간적이어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전세계 강제이주민의 숫자는 7,080만 명에 이르고, 그 중 자국에서 떠난 난민의 숫자는 2940만 명이다. 2011년부터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난민이 670만 명으로 가장 많고, 아프가니스탄 270만 명, 남수단 230만 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세 나라에서 전 세계 난민의 57%가 발생했다.
2010년 초반에 중동 국가 전역에 걸쳐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 Arab Spring'이 일어났다. 같은 중동에 위치한 시리아에서도 2011년부터 높은 실업률과 만연한 정치 부패와 탄압을 향한 평화적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었다. 민주화를 향한 정부 개혁을 촉구하는 민중의 목소리는 점차 시리아 전역으로 퍼졌지만 곧 시리아 정부가 군사 세력을 개입하며 폭력적 유혈 사태가 일어났다. 엎친데 겹친격으로 정부와 민주화 세력의 충돌이 심화될 무렵 이슬람 무장단체 IS 세력이 가담하고, 이슬람교의 두 핵심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까지 겹치며 참혹한 전쟁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 및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난민은 대다수 유럽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중동과 국경이 근접한 유럽 국가는 기존 더블린 조약으로 인해 난민이 처음 입국한 곳에 망명을 신청해야 하는 조건을 적용 받았다. 난민이 발생하는 근원지에서 먼 국가일수록 난민 신청이 적고 반대로 국경 지역 또는 인근 지역에 있는 국가는 이 조약 때문에 많은 부담을 떠안고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체코와 오스트리아는 더블린 조약을 거부하고 독일로 이동하는 난민들을 막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난민을 그대로 다음 국경까지 넘긴 국가들의 책임문제가 거론되고 논쟁이 심화되자 유럽연합은 더블린 조약을 폐지하고 난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락하게 되었다.
*더블린조약 (Dublin Agreement)
더블린 조약은 난민들의 “망명지 쇼핑”을 막기 위하여 만들어진 조약이다. 망명자들은 자신들이 처음 도착한 나라에서 망명을 신청해야 하고, 만약 처음 도착한 나라에서 지문채취 후에 다른 나라로 이동하여 난민을 신청한다면, 처음 입국한 국가로 이송된다.
*솅겐 조약(Shengen Agreement)
솅겐 조약은, 솅겐 조약에 포함된 나라들 사이에는 국경을 철폐하고, 출입국 소속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조약입니다. 솅겐 조약은 외국인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에, 솅겐 조약에 포함된 나라에서 비자를 받은 외국인도 다른 나라에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임시 방책으로 터키에 현금을 지급하고 난민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터키에는 거주하고 있는 난민의 수는 대략 370만 명에 이르며 대부분은 시리아 출신이다. 터키는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유럽에서 60억 유로의 경제적 지원을 받기로 했지만, 터키 난민 캠프의 시리아 난민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해 많은 시민사회 단체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난민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벽을 세워 이를 막겠다고 선언하며 인종 및 이민 정책에 있어 많은 지지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자칫 미국으로 향하는 난민이 멕시코 출신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중남미 전역에서 특히 과테말라, 온두라스, 그리고 엘살바도르와 같은 국가에서 많은 수의 피난민이 발생하고 미국 및 캐나다를 향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이 지역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난민의 숫자는 265,000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2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미국으로 와서 난민신청을 하였다. 이 지역에서 난민들이 많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지역은 다른 남아메리카의 나라들보다 특히 가난하다. 이 지역의 대략 60%가 넘는 사람들이 절대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한다. 다른 남아메리카 평균이 30%임을 고려할 때 굉장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 지역은 역사적 정치적인 이유로 인하여 많은 내전이 일어났습니다. 내전으로 인해 이 지역의 정부는 약화하였고, 치안 또한 마비되어 범죄가 만연하다. Mara Salvatrucha (MS-13) 그리고 Eighteenth Street Gang (M-18)과 같은 국경을 초월하는 범죄조직이 마약 밀매, 살인, 인신매매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이에 이 지역은 높은 빈곤율과 함께 높은 살인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이 이 지역을 떠나 난민신청을 위하여 미국으로 향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래, 미국은 난민에 대한 강경책과 국경에 벽을 세워 난민의 유입을 막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1) 미국은 2017년에 110,000명의 난민을 수용했지만, 현재는 22,500명의 난민만을 수용하도록 하여, 난민의 숫자를 대폭 줄였다.
(2) 미 정부는 “safe third country”라는 임시명령을 제정하였다. 이는 난민들이 미국에 난민을 신청하기 전에 다른 나라의 국경을 통과한 적이 있고, 그 나라에서 난민을 신청하지 않고 국격만 넘었다면, 미국은 난민신청을 허락하지 않고 국경을 넘은 나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하는 임시명령이다. 현재, 멕시코, 과테말라와 조약을 체결하였다. 하지만 멕시코와 과테말라 또한 안전한 나라가 아니고 갱들의 위협을 받을 수 있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난민들이 미국 영토로 들어오기 쉽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국경에 물리적인 벽을 세울 계획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의회에서의 반대와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미국과 유럽의 난민 현황과 난민의 대책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 국수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한 데, 이러한 정치적인 기류가 난민대응정책에도 뻗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난민의 발생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은 유럽과 미국에 있다. 먼저 북부 삼각지대 나라들의 내전은 미국이 냉전 체제 때 중앙아메리카에서의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반군에 적극적인 원조를 한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테말라에서는 야코포 아르벤즈 (Jacobo Arbenz) 정부를 전복하는 군대에, 엘살바도르에서는 마르크스주의자 게릴라를 탄압하는 우파정권에 많은 원조를 하였고, 이 내전들은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를 크게 파괴하였다. 온두라스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레이건 정부는 온두라스에 니카라과 정부를 전복하기 위하여 군사지원을 하였는데, 이는 온두라스에 구정치시대를 열게 도왔고, 이로 인하여 온두라스는 큰 손해를 입었다.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유럽과 미국은 안정적인 석유의 공급을 위하여, 시리아 리비아 등의 독재자들의 악행에 눈을 감거나 실질적으로 지원을 했었고, 이로 인한 내전으로 많은 난민이 발생하였다.
둘째, 난민들이 미국 또는 유럽으로 가는 이유는 자신들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함이다. 미국과 유럽이 난민에 적대적인 정책을 피더라도 본국의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난민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과 같은 선진국들은 난민의 이동을 단순히 억압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원조와 정치적인 해결책을 통하여 난민 발생지를 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난민 문제에 대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중해에서 익사했던 시리아 난민과 같은 시각적 이미지를 동반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 국제사회의 관심이 덜 하게 되었을 뿐이다. 이에 난민 문제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 이주민에 대해서는 지역경제와 고용률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대부분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Economist에 따르면, 현재 존재하는 모든 무역장벽을 없앤다면 세계의 GDP는 4% 정도 증가할 것이지만, 노동자의 이동을 막는 모든 장벽을 허문다면 세계 GDP는 50%에서 150%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개발도상국의 노동자들이 부유한 나라에서 일한다면, 그들의 생산성을 8배 정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성은 교육, 자본, 기술력 등으로 인하여 높아질 수 있는데, 부유한 나라는 개발도상국보다 자본과 기술력에서 현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싼 노동력의 유입 만으로도 급격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 송금: 전 세계에서 30개가 넘는 나라에서 해외 노동자들이 자국에 송금하는 금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넘는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전체 GDP의 33%, 타지키스탄에서는 29%를 차지합니다. 나라의 발전에 자본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적지 않다. 교육, 인프라 등은 자본 없이는 발전시키기 힘들기 때문에, 해외 노동자들이 자국으로 보내는 자금은 개발도상국에 큰 도움이 된다. 2019년 개발도상국에서 외국에서 일하는 자국 노동자들이 보낸 송금액이 외국인 직접투자보다 더 많았고 해외원조보다 3배 더 큰 규모였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만 보더라도 해외 노동자의 송금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다.
(2) 기술과 비결의 이전: 이주민들이 경험과 교육 그리고 여러 가지 기술을 익혀서 돌아간다면, 개발도상국에는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인재들은 돌아가서 연구·개발에 몸담을 수도 있고, 회사의 중간관리자 또는 더 높은 직책에 올라 자신들이 배운 비결을 전파하여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1) 고령화 사회에 대안: 선진국 시민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국으로 들어와서 그들의 직업을 빼앗고 전체적인 노동비도 줄일 것이라고 걱정한다. 하지만 이주민들은 주로 이주한 나라의 사람들과 같은 분야의 직업에서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주민들이 청소나 육아 같은 필요하지만 높은 교육수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된다면, 자국민들은 더 발전한 기술을 요구하는 직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많은 선진국들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여 다방면에 새로운 노동력이 필요한데, 경제적 이민자들이 대안이 될 수 있다.
(2) 혁신: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하여 혁신을 끌어낼 수 있다. 같은 문화권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혁신을 위해서는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다른 문화와 생활환경을 경험한 이주민들은 혁신에 필요한 독특한 시각을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이주민들의 자녀들이 미국의 Fortune 500 기업 중 45%에 달하는 기업들을 창업했다고 한다 (구글, 애플, 리바이스 등이 이주민들에 의해서 설립된 회사들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원주민들은 이주민들의 차지하는 비율을 실제보다 더 크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주민들의 실업률도 실제보다 더 크게 생각한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이민자의 실업률은 3.5%이고 미국 본래의 실업률을 4%임에도 불구하고 30%가 조금 안 되는 이민자들이 일하지 않고 국가에서 받는 수당으로 삶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과 대비되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민자들을 배척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따르면, 2019년에 세계 경제 성장률은 2.9%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에 최고로 낮은 수치다. 1980년 이래로 세계 평균 경제 성장률은 3.5%인 것을 고려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2020년, 세계 경제의 전망은 더더욱 밝지 않다. 중국과 미국 간의 경제 전쟁은 1차 합의를 보긴 했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중국 우한에서 발현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008년 경제위기 당시 중국이 세계 경제를 구한 슈퍼 히어로였다면, 지금은 중국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나라가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경제이민자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제성장률의 증가가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