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변호사 겸 정치인인 토마스 무어는 그의 소설 유토피아 Utopia (1516)에서 모든 시민에게 기본적인 생계는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로써 보편적 기본소득의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사람들이 음식을 얻을 수월한 방법이 없다면, 지구상의 어떤 형벌도 도둑질을 막을 수는 없다. 차라리 모든 사람에게 생계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할 것이다."
1795년: 토마스 페인(Thomas Paine)
미국 건국에 중추적 역할을 한 정치 철학자였던 토마스 페인은 농업적 정의 Agrarian Justice (1795)라는 에세이에서 토지 소유자에게 세금을 걷어 미국의 모든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시민 배당금을 요구했다. 이 주장은 "토지는 인류의 공동 재산"이라는 기본 전제에 의거했다. 당시에는 굉장히 급진적인 아이디어로 여겨졌으나 페인이 제시한 아이디어들은 현대 사회보장제도의 시초로 간주되기도 한다.
"배당금은 부유하든 가난하든, 건강하든 아프든, 모두에게 가야할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자선이 아닌, 기본 권리에 해당되는 얘기다."
1918년: 버트란드 러셀 (Bertrand Russell)
영국의 수학자, 철학자, 역사가, 그리고 사회 비평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 버트란드 러셀도 보편적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을 하든 안하든, 시민 모두가 필수품을 사는데 충분한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가 더 유용하다고 인정하는 일에 기꺼이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수입을 주면 된다."
1962년: 밀턴 프리드먼 (Milton Friedman)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건(Ronald Reagan)과 영국 수상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의 고문이자 신자유주의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불리는 밀튼 프리드먼도 그의 저서 자본주의와 자유 Capitalism and Freedom (1962)에서 보편적 기본 소득을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저소득층이 겪는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복지 정책보다 보편적 기본소득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을 비롯한 다른 신자유주의 시카고학파 경제학자들도 그의 주장에 따랐다.
"[기본소득]의 장점은 명확하다. 가난이라는 문제에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이다. 개인에게 가장 유용한 형태, 즉, 현금으로 지급되는 도움이기 때문이다."
1967년: 마틴 루터 킹 (Martin Luther King Jr.)
미국 시민운동가 마틴 루터 킹은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와 가난의 문제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봤으며, 그의 마지막 저서 여기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합니까? Where do we go from here? (1967)에서 최소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소득을 가구별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교육, 주택 공급, 그리고 심리적 안정성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전역의 모든 가구에게 연간 최저 생계 소득을 보장하는 것을 막는 것은 우리의 근시안적 태도 외에 아무것도 없다."
1968 ~ 1971년: 미국의 몇몇 주에서 UBI실험을 진행
미국 대통령 린든 존슨 (Lyndon Johnson)이 지시하여 몇몇 주에서 1968년부터 1971년까지 보편적 소득 실험이 진행되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위원회에서는 보편적 소득이 사람들의 직업 윤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그렇듯, 저소득층의 시민들도 그저 생존하는 것 이상의 삶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국가에서 기본적인 소득이 제공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들도 꿈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 캐나다에서 "Mincome" 프로젝트 실행
캐나다 수상 피에르 트루도 (Pierre Trudeau)가 진행한 “Mincome (최저소득)" 프로젝트는 마니토바 (Manitoba) 지역에 무작위로 선별된 수천가구에 기본소득을 제공하였다. Pierre Trudeau는 현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루도 (Justin Trudeau)의 아버지로 저스틴도 UBI의 신봉자이다.
1982년: 미국 알라스카 주정부, UBI 시행
알라스카 주정부는 석유 판매 수익으로 펀드를 조성하여 한 사람에게 $1000에서 $2000에 이르는 수입을 매년 제공한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보편적 기본 소득 정책을 시행한 후에도 근로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았다.
2016년: 스위스 보편적기본소득 시행을 위한 국민투표 진행
지난 2016년 스위스에선 일률적으로 월 2,500스위스프랑(약 274만 원)을 기본소득으로 보장할지 여부를 묻는 국민 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이미 2013년, 1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아 기본소득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진행된 국민투표 결과는 찬성 23.1%, 반대 76.9%로 나타났다. 정치인 중에서도 기본소득 제도 도입을 지지하는 움직임은 거의 없는 등 기본소득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대거 늘면서 세계 각국에서 기본 소득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국민 대상으로 4인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다. 미국에서도 유례없는 수준인 2조 달러(약 2371조원)의 연방 구호 추가 예산이 선정되었으며, 그중 3000억 달러(약 357조원)는 가구에게 직접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