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의미는?

정치 체제로서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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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22
박중현
에디터
에디터의 노트

정치 체제로서 민주주의가 갖는 의미를 다른 체제들과 비교하며 살펴봅니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가치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현되는지 이해하고, 정당 및 사회적 메시지 안에서 표출되는 형태와 그 이유를 짚어봅니다.

개념🚩

민주주의의 의사결정 방식

민주주의(民主主義)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국민이 주인 되는 정치 체제입니다. 민주주의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공산주의를 왕왕 떠올리지만, 공산주의는 경제 체제입니다. 사유 재산을 긍정하냐를 기준으로 자본주의와 대립하죠.

민주주의와 대립하는 개념은 엘리트주의(독재주의)입니다. 구분 기준은 의사결정 방식입니다. 누가 어떻게 내리냐입니다. 민주주의의 의사결정은 ‘주인’인 국민에 의해 이뤄집니다. 그 인권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정치적으로 주목할 것은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주체(주권자)의 수입니다. 민주주의가 국민 다수에 의해 의사가 결정되는 통치 방식이라면, 엘리트주의는 소수에 의해 의사가 결정되는 통치 방식입니다.

비교1️⃣

군주제와의 비교

가장 전통적인 정치 체제이자 엘리트주의는 군주제입니다. 흔히 왕정으로 불리는 왕에 의한 통치죠. 참고로 지칭은 정치 형태를 부각할 것이냐 정치 체제를 강조할 것이냐에 따라 ‘-정(政)’ ‘-제(制)’로 나뉩니다.

군주제의 의사결정 주체는 왕입니다. 왕이 국가 중대사를 결정합니다. 군주제는 왕의 권한에 따라 다시 전제군주제와 입헌군주제로 나뉩니다. 전제군주제는 그야말로 왕이 국가 권력을 전적으로 제어합니다. 자문기구 등이 존재할지언정 정치는 왕 마음대로입니다.

입헌군주제에서 왕의 정치는 헌법에 입각해 이뤄집니다. 전제군주제에선 왕의 권한이 법에 앞섰다면, 입헌군주제에서 왕의 권한은 법에 종속됩니다. 결정을 내리긴 하지만 법의 테두리 내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론 헌법의 내용을 좌지우지하는 의회가 정치적 힘이 가장 셉니다.

입헌군주제는 다시 둘로 나뉩니다. 기준은 앞서 정치적 힘이 가장 세다고 한 의회의 구성 방식입니다. 옛날처럼 귀족 중심 의회가 꾸려지면 귀족 중심 입헌군주제입니다. 역사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귀족정’이 바로 이 정치 형태입니다.

반면 오늘날 영국, 일본과 같은 체제가 국민 중심 입헌군주제입니다. 왕은 있지만 형식적이며, 실질적 의사결정은 총리와 의회에 의해 이뤄집니다. 총리와 의회의 구성이 국민 투표로 이뤄지기에 실질적 권한은 국민에 있다고 봅니다. 제도적 외피를 벗겨내면 사실상 대의 민주주의 체제죠. 결론적으로 말해 어떤 식으로든 왕이 존재하면 군주제로 볼 수 있습니다.

비교2️⃣

공화제와의 구분

왕이 존재하지 않는 정치 체제는 민주주의 말고 또 있습니다. 공화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화제와 비교하면 민주주의가 갖는 정치적 윤곽을 더욱 선명히 그려볼 수 있습니다. 공화제는 왕이 아닌 공동의 주권 집단이 서로 협력해 통치하는 정치 체제입니다.

역사 시간에 절대왕권이나 독재정치에 대항해 공화정을 수립하는 시민 움직임에 대해 들어본 기억 나실 텐데요. 이처럼 공화제는 독재와 대립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같진 않습니다.

공화제의 전제는 두 가지입니다. 왕이 없으며, 공동에 의한 의사결정 방식을 따를 것. 민주주의와의 구분이 발생되는 지점은 후자입니다. ‘공동’이긴 하되 국민 ‘전체’를 가리키진 않기 때문입니다. 공화제의 ‘공동’은 의회나 귀족처럼 소수인 경우도 포함합니다. 고대 로마가 대표적으로 공화정을 채택한 입니다.

핵심🎯

민주주의의 정치적 의미

결론적으로 말해 민주주의는 공화제의 포함관계입니다. 왕에 의한 통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통분모를 갖지만, 의사결정 주체에 있어 공화제는 민주주의와 달리 꼭 국민 전체일 것을 상정하지 않죠.

이 차이는 큽니다. 오늘날 전제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나 브루나이 등 일부 소수입니다. 그렇다면 공화제와 민주주의의 차이에 있어 부각되는 것은 소수에 의한 통치를 긍정하느냐입니다. 공화제는 그렇고 민주주의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공화제 역시 다수에 의한 통치도 긍정하지만, 이 경우 굳이 민주주의를 두고 굳이 공화정을 정치적으로 추구할 실익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오늘날 공화정의 추구는 엘리트주의와 맞닿아 있죠.

그렇다면 신분제가 해체되고 귀족이 존재하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 엘리트란 누구를 가리킬까요? ‘엘리트’란 뭘까요? 엘리트란 사회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지도적 위치에 오른 사람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대표적 엘리트는 자본주의와 함께 사회적 주체로 자리매김자본가죠.

반면 민주주의는 콕 집어 ‘주권재민’(主權在民)을 원칙으로 합니다. 모든 국민에 의해 정치적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하며, 마찬가지로 모든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반영돼야 합니다. 이는 오늘날 정당 정치에서 각각 보수와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치적 견해를 비교하면 쉽습니다. 공화당의 경우 시장 자유 및 자본가와 기업의 이익을 통한 낙수효과로 국가 전체의 파이를 늘리고자 한다면, 민주당의 경우 모든 서민의 삶이나 복지, 분배 등에 대해 비교적 관심 갖죠.

어느 것이 더 민주적이며 정치적으로 우월한지 가늠하긴 어렵습니다. 각각 엘리트와 서민의 가치를 대변한다고만 이해하는 일도 단편적입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성과와 당위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평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경제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성과도 중요하며, 국가를 막론한 긴 민주화 투쟁이 말해주듯 성과만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인권의 문제와도 닿아있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는 결국 국가 운영의 효율성 및 올바름 차원에서 과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인 정치(뛰어난 개인에 의한 통치 긍정), 중우 정치(우매한 대중에 의한 통치 경계)로까지 기원이 거슬러 오를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해선 다음 화에서 역사 속 민주주의의 흐름과 개념을 짚어보며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생각해보기💬

이해한 개념을 바탕으로 다음을 생각해볼까요?

1️⃣ 우리나라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에서 ‘민주공화국’이라는 표현이 밝히는 정치적 의미는 무엇일까?

  • 다수 국민이 의사결정 주체이며(민주) 왕에 의한 통치를 인정하지 않는 국가(공화국)다.

2️⃣ 미국의 대표 양당이기도 한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어떤 가치를 내세울까?

  • 공화당: 신자유주의, 세금 인하, 시장 자유 확대, 자본가와 기업 이익 신장, 자유 경쟁 옹호
  • 민주당: 수정 자본주의, 복지 증대, 정부 개입 확대, 노동자 및 서민 이익 신장, 상호 협력 옹호

3️⃣ 우리나라 보수 정당에 ‘자유’, 진보 정당에 ‘민주’라는 이름이 각각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예)자유한국당: 시장 자유를 추구하며 친기업·애국보수 이미지 소구
  • (예)더불어민주당: 상생과 서민 친화적 이미지 소구

📢 다음은 역사 속 민주주의의 흐름과 개념을 짚어보는 '민주주의는 어떻게 변화했을까?'가 이어집니다.

참고한 자료

뉴스

매일경제

[한 장의 지식] 로마공화정(Roman Republic)

도서

<시민의 교양>, 채사장 지음, 웨일북, 2015.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지음, 한빛비즈,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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