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관세 형태로, 나라 간 탄소 이동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상품·서비스를 수출할 때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을 따져 세금을 매긴다. 정식 명칭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다.
EU 역내 생산되는 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제품이 수입될 때 따로 비용이 부과된다. 부과 대상은 시멘트·철강·알루미늄·전기 등 탄소 배출 위험이 큰 품목들이다. 탄소 1톤당 50달러(한화 약 5만7400원)의 세금을 매기는 게 골자로, 부과 대상은 향후 다른 분야로도 확장될 예정이다. 2025년까진 과도기를 두다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현재 해당 품목을 주로 수출하는 터키, 우크라이나, 이집트 기업 등의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철강·알루미늄 기업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U와 더불어 미국까지 제도를 도입할 경우 수출이 연간 1.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EU는 기존에도 탄소량을 줄이기 위해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국가가 기업별로 탄소배출량을 미리 정해두고, 만약 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거나 적으면 거래소에서 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이 유럽 밖으로 공장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동시에 나날이 심해지는 기후 변화를 두고 다양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유럽연합(EU)은 2021년 7월14일 탄소배출 감축 계획인 '핏포55'(Fit for 55)를 발표하는 동시에 탄소국경세 입법안도 함께 공개했다. 2030년 유럽 평균 탄소배출량을 1990년의 55%까지 줄이는 걸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U 역외 국가들의 제품에 세금을 더 매겨 생산 비용을 높이기에 결국 EU 회원국 내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란 비판이 있다. 환경 보호는 명분일 뿐 사실상 보호무역주의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일부 국가에선 '수입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 이후 국산품과 수입품을 차별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국제통상법 규정을 활용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도 있단 가능성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