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발생했으나 수사기관이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증거가 부족해 범죄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범죄다.
성범죄, 학교폭력처럼 피해자가 수치심 때문에 신고하길 꺼리는 경우나 마약범죄처럼 범죄자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기도 한 경우 발생하기 쉽다. 그 외 집안에서 목격자 없이 발생해 사건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아동학대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
암수 범죄율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건 어렵다. 통계에 잡히지 않으니 수사망도 피할 수 있다. 이에 범죄자는 허점을 노려 증거를 없애거나 피해자의 입을 막는 식의 악성 범죄로 흐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암수'(暗數)란 단어를 풀면 어두움, 숨김을 뜻하는 한자 '암'에 셈 '수'를 붙였다. 숫자가 숨겨져 인지되지 못한단 뜻이다. 세상이 알지 못하니 존재 자체가 없는 범죄나 마찬가지다.
2018년 개봉한 영화 <암수살인>을 바탕으로 더욱 널리 알려졌다. 영화는 실제 부산에서 발생한 암수 범죄의 진실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대검찰청이 매년 발표하는 '범죄 발생 건수'는 암수 범죄를 반영하지 않은 통계다. 하지만 용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한 모든 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영국과 일본처럼 암수 범죄가 포함되지 않은 걸 표현하기 위해 '신고 건수' 또는 '인지 건수' 식으로 용어를 바꿔야 한단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