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메타버스란 무엇을 가리키며 왜 중요한지 살펴봤습니다. 콘텐츠와 플랫폼, 각종 산업의 영역 등 활용되는 주 무대도 돌아봤는데요. 똑똑 리포트 <메타버스 바로 보기> 마지막 화는 현실적 관점에서 메타버스 확산에 과제가 되는 요소들을 정리했습니다.
의미: 메타버스는 현실적 기능을 구현하거나 대체하는 장입니다. 현재로선 갈 길이 멀기에 부분적 구현을 이루거나 이에 기여하는 시도, 기술도 '메타버스'로 부르고 있죠.
중요성: 메타버스는 플랫폼, 통신기술, 데이터 관리,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의 집약으로 완성되기에 그 자체로 이들의 각축장이자 시장입니다. 또한 갈수록 영역을 확장하는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그리고 Web3.0으로 불리는 미래 인터넷의 가장 이상적인 무대로 거론되기에 중요합니다.
활용: 언택트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흐름에 맞춰 콘텐츠 및 플랫폼, 제조, 유통 분야 등에서 관련 기술들은 활발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붐은 분명 현상입니다. 그러나 일시적 수준에 그칠지 향후 지속적 확산으로 발전할지는 조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크게 시장 관점과 이용자 관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는 다시 기술과 이용 목적이 대변한다고 볼 수 있죠.
시장 관점에서 메타버스는 성장하리라 보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점치는 성장세는 엄밀히 말해 AR·VR로 대표되는 관련 기술입니다. 이들은 지난 리포트에서도 살펴봤듯 이미 그 가치와 효용을 인정받았습니다.
메타버스 붐 = 언택트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메타버스 '시장'은 앞으로도 커질 겁니다. 기술 발전과 이에 따른 디지털 전환은 메타버스를 떠나서도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관련 기술들 역시 현실 기능을 디지털 영역에서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메타버스'로 재범주화한 것이지 메타버스를 위해 개발된 게 아닙니다.
이용자 관점에서 메타버스는 어떨까요. 적어도 현재까지 메타버스가 이용자 관점에서 화제에 오르내린 중심에는 언택트 시국이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무엇 때문에 주목받았냐 하면 언택트 시국 안에서 영위하기 힘들었던 대면 모임, 행사, 교육, 공연 등의 대체 무대 역할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렇담 '이들이 과연 팬데믹 또는 위드코로나 이후에도 유의미한 경험인가'로 이용자 관점에 대해 논의해 볼 수 있습니다. 언택트 시국을 지나서도 메타버스 안에서 만나고 공연 감상할 것이냔 말이죠.
이는 결국 디지털로썬 만족이 요원한 아날로그적 가치가 핵심을 이루는 영역에서 메타버스의 발전이나 대체는 생각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에서 공연을 감상하고 제페토나 마인크래프트에서 여행하거나 행사를 벌이는 일은 현실적 제약에 따른 대체재로써 효용입니다.
사교 모임이나 여행, 공연과 같은 활동이 추구하는 가치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입니다. 바꿔 말하면 감각적이죠. 기술이 정말 어마무시하게 발전해 현실 이상의 자극을 준다면 모르겠지만, 그 구현이 멀다는 점에서 현재로선 긍정적 선망에 그칩니다. 동물의 숲에 바이든이 출몰하고 제페토에 우리나라 대선 주자들이 선거 캠프를 차렸던 게 '그땐 그랬지'가 아니라 계속되는 흐름일지 지켜봐야 하는 것처럼요.
메타버스의 미래를 마냥 핑크빛으로 그리기 힘든 이유는 또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나 과제들이 눈에 띄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인 이슈들을 뽑아 3가지로 분류해 살펴봤습니다. 이들 모두 현재 뚜렷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메타버스의 환경은 현실의 복제로 이뤄집니다. 지난 화에서도 살펴본 디지털 트윈이 대표적 구현 기술이죠. 현재는 주로 산업 시뮬레이션에 쓰이지만, 현실 데이터를 3차원으로 재창작한다는 점에서 이용처는 무궁무진합니다. 메타버스 역시 현실과 가상의 연계가 핵심이므로 디지털 트윈에 대해선 주목할 필요가 있죠. 디지털 트윈 과정에서 현실 풍경이나 대상이 복제되기에 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메타버스 내 가상경제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에 대한 문제입니다. 가상화폐의 거래나 상용화에 대한 우려와 거의 동일합니다.
인앱 결제 수수료 문제도 풀어야 할 이슈입니다. 현재로선 구글, 애플을 통해 입점해야 하며 30%의 높은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이를 문제로 에픽게임즈는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벌였으나 승리는 애플에 돌아간 바 있죠.
윤리적 문제도 뒤따릅니다. 과거에 비해 발전한 아바타의 상호작용 능력을 이용한 성폭력이라든지, 고도로 구현된 VR 기술을 딥페이크로 악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현재 메타버스 논의에 대해선 긍정적 전망 중심의 편향된 논의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냉정히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메타버스 써보셨나요? 현재 로블록스나 제페토 등 메타버스의 주 이용층은 10대입니다. 저도 이 기회에 계정을 만들어 접속도 해보고 관련 영상도 접해봤는데요. 분명 이들 플랫폼은 언택트 시국이 지나더라도 10대에게 훌륭한 놀이터가 될 겁니다. 그들의 향후 영향력이나 메타버스 자체가 성장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죠.
그러나 '메타버스 '메타버스' 칭송 일색을 듣던 것에 비교해 제 체험은 약간 당황스러웠습니다. 재미는 있는데 '포장'이 과하다고 느꼈죠. 플랫폼 게임을 이용한 콘서트도 신박하긴 한데 MMORPG에서 만나볼 수 있는 레이드 던전 거대 보스의 모습을 연예인으로 바꾼 느낌이랄까요. 물론 태연이나 아이유나 트와이스나 잇지가 콘서트 한다면 저도 접속할 거 같긴 합니다. 애초 가상 인간을 함께 내세운 에스파의 포인트, 엔터업계가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이유와도 닿아 있겠죠.
돌아와서, 당장 대학생으로만 넘어가도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63.1%에 이릅니다. 앞으로도 메타버스는 고성능 디바이스의 구매와 사용 모두 가능한 집단이 향유할 가능성이 높죠.
메타버스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정책적으로도 그렇습니다. 구현이 안 될 수도 있고 구현을 안 할 수도 있죠. 상상력은 좋지만 막연한 환상으로 불러일으키는 나비효과는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허상일 수 있으니까요.
메타버스 구현의 궁극적 과제는 이용자 만족에 있습니다. 유저 경험에 어필하는 UX를 구현하는 데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경우 메타버스 역시 하나의 거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죠. 한정적인 소비자 그룹을 형성하는 데 그친다면 메타버스(metaverse)보단 더 좁은 이름이 어울릴 겁니다. 넓은 이용자 층에 어떤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소비자와 정부 모두 메타버스에 대한 자원 확보가 보편적 삶의 질 기여에 어떻게 가 닿을 수 있는지 윤곽을 그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때 우린 비로소 메타버스를 해프닝이나 유행이 아닌 구조적 혁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도서
<메타버스 비긴즈>, 이승환 지음, 굿모닝미디어, 2021.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 최형욱 지음, 한스미디어, 2021.
뉴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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